입력 | 2006-11-30
어제(19일) 권은주씨와 함께 한강 시민공원을 달렸습니다. 축구대표팀 해외 전지훈련 취재를 마치고 미국 LA에서 돌아온 지 하루 만입니다. 출장 기간 중 딱 한 번 러닝머신 위에서 달렸는데 음식에 신경을 쓴 덕분인지 체중은 출장 전과 같은 87.7㎏을 유지했습니다.하지만 달리기는 고통 그 자체였습니다. 50분간 6.4㎞를 달리는 동안 죽는 줄 알았습니다. 출발하자마자 권씨는 “지금 시속 6㎞ 정도의 속도밖에 안 되는데 좀 더 속력을 내라”고 했지만, 발걸음이 옮겨지지 않았습니다. 권씨는 “마라톤을 하겠다는 사람이 사흘 이상 쉬는 것은 죄악”이라고 했습니다. 그 전에 했던 운동의 효과가 거의 사라진다는 거죠. 지난 1월 훈련을 토대로 한 단계 더 올라서야 할 시점에 쉬었기 때문에 심폐기능이나 근력이 퇴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제 달리는 자세도 나빠졌습니다. 권씨는 “상체가 약간 앞으로 기운다”며 허리에 힘을 주고 곧게 세울 것을 주문했습니다. 팔은 앞으로 너무 올라가지 않게, 팔꿈치를 축으로 삼아 가볍게 앞뒤로 흔들라는 충고도 있었습니다.
한국 여자마라톤 기록을 갖고 있는 권씨에게 꼭 배우고 싶은 게 있었습니다. 마라톤에 가장 적합한 호흡법이 어떤 건지 물어봤습니다. 기대와 다른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자연스러운 호흡이죠.” 저는 똑 부러지는 정답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쉬어라 ▲두 번 들이마시고 두 번 내쉬어라 같은 호흡법이 있긴 하지만, 각자 자기에 맞는 호흡을 하는 게 가장 좋다고 합니다. 발, 팔 동작과 호흡을 하나의 리듬에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의 생각도 같았습니다. “호흡에 너무 신경을 쓰면 달리는 리듬이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끝장이죠.” 두 사람의 의견을 종합하면 ▲코와 입으로 호흡을 하는 게 좋고 ▲몇 번을 들이마시고 내쉴지는 각자 편안한 대로 하라는 것입니다. 꾸준히 운동하면 심폐기능이 향상되고, 자기에 맞는 호흡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는 게 핵심입니다.
(위) 사진설명=쌀쌀한 날씨에 대비해 입은 옷까지도 무겁게 느껴졌던 19일의 한강시민공원 달리기였습니다.
인생의 중반에 접어드는 40대 초반. 키 179cm, 체중 92.9㎏의 홍기자가 10월 22일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완주에 도전합니다. 춘마도전을 위한 '홍기자의 몸만들기 10개월 작전'을 여러분께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