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6-11-30

가수 김종국은 몸짱이 많은 연예계에서도 손꼽히는 근육맨이지만, 목소리는 매우 가늘고 음역도 높아서 오히려 여성스런 느낌을 준다. 심지어 TV오락프로그램 등에서는 동료 연예인들로부터 ‘모기소리’라는 놀림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노래할 때의 목소리는 남성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우 높은 음역대를 소화하는데다 가성이 아닌 진짜 목소리라 더 큰 감동을 준다. 후두가 작은 남성들의 경우 높은 음성을 내기도 하지만, 김종국의 경우엔 목의 아담스애플도 튀어나와 있고 건장한 몸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궁금증을 자아낸다.

남녀의 음역대가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성대의 길이와 두께다. 남성의 평균적인 성대 길이는 대략 17~24mm이며, 여성의 경우 13~17mm이다. 사람마다 성대의 길이는 차이를 보이는데, 변성기 시절 후두의 골격은 발달됐지만 성대가 매우 짧고 두꺼운 모양을 갖는 경우가 드물게 있다.

이 경우 대략 성대는 길이 15mm 정도의 매우 짧고 두꺼운 모양을 갖는다. 성대의 길이가 매우 짧으면 매우 고음역의 노래를 잘 부를 수 있게 되며, 또한 성대의 두꺼움으로 인해 힘찬 노래가 가능하도록 타고난 재능을 갖게 된다.

중국의 전통 무대예술인 경극(京劇)의 경우에도 이러한 목소리 특징을 갖는 이들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경극은 모두 남자배우로 구성되며, 이들 중 여성 배역을 맡는 사람은 특유의 가녀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높은 음역을 구사해야 한다.

경극배우 중 여성 배역을 맡는 사람은 매우 선택된 사람들로서 성대의 길이가 매우 짧고 굵은 해부학적 특징을 갖고 있어야만 한다. 이는 후천적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며 선천적으로 타고 나야만 가능하다. 가수 김종국은 바로 이런 선천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이한 목소리로 성공하는 가수들과 달리 여성처럼 곱고 높은 목소리는 보통 사람들에겐 콤플렉스가 되기도 한다. 특히, 법관이나 비즈니스맨처럼 신뢰성이 요구되는 직업에서는 높고 여린 목소리가 오히려 핸디캡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현대의학의 발달에 따라 목소리도 간단한 수술로 바꿀 수 있게 됐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타고난 목소리를 잘 가꿔서 자신의 개성을 살리는 것이겠지만, 직업적 특성 때문에 성형을 원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닌 것이다.


/김형태-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원장


입력 : 2006.02.03 16:2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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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원장의 목소리컬럼

[예송이비인후과]
김형태 원장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전문의 / 의학박사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부교수
현 예송이비인후과 원장

외모보다 더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목소리의 모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