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7-28
뇌 성장을 저해하는 컴퓨터중독
요즘 아이들은 예전에 비해 체격은 커졌을지 모르지만 체력은 형편없다. 특히 아토피, 알레르기, 천식에서부터 선천성 장애까지 갖가지 질병을 보고 있노라면 풍요 뒤에 숨겨진 실체를 알게 된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에게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병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컴퓨터중독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빠른 보급은 그것의 순기능을 익히기도 전에 과도한 사용이라는 문제점을 불러온 것이다.
문제는 연령이 낮을수록 컴퓨터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실제로 100명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62%의 청소년들이 하루 중 한 시간에서 세 시간 정도를 컴퓨터에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필자에게 상담을 의뢰한 부모님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밥도 안 먹고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다”며 하소연하곤 한다.
많은 학생이 탐닉하는 컴퓨터(게임)는 전자파 노출로 인한 뇌손상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학습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게 만든다. 컴퓨터중독은 뇌의 탐닉물질인 도파민 분비를 활성화시키는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사고와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변화를 초래하고 결국에는 치명적인 뇌손상으로 이어진다. 컴퓨터에만 몰두하고 온라인상의 관계형성에만 집착할 경우 현실에서의 인간관계형성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해 왕따를 경험하거나 폭력적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의 두뇌성장은 지속적이고 일정하게 발전되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 갑자기 변하는 계단식 형태를 보여준다. 이 시기에는 영양, 산소, 자극의 세 가지 요소가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그러나 컴퓨터 앞에서 대부분의 여가시간을 보내다보면 자연스레 운동과 멀어지게 되고 영양, 산소, 자극의 부족으로 두뇌발달과 집중력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컴퓨터중독인 아이가 걱정스럽고 한심해보일 수 있다. 따라서 감정적으로 대처하기 일쑤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부모자식간의 갈등만 일으킬 뿐이다. 컴퓨터를 못하게 일방적으로 강요한다거나 컴퓨터를 안 보이는 곳에 숨기면 아이는 더 강한 욕구와 컴퓨터를 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불안과 초조감만 느낄 뿐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컴퓨터 대신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자연스런 분위기를 유도해야 한다.
컴퓨터중독을 하루아침에 벗어나기는 힘들다. 따라서 우선 일정 게임사용 시간을 약속하고, 그에 따른 상과 벌을 정하도록 해야 한다. 다만 자녀가 게임을 하고 있는 동안에는 최소한으로 간섭하여 자녀가 마음껏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야 한다.
언어능력이 가장 잘 발휘할 때는 생후 18개월부터이며, 만 6세가 되면 논리적 학습도 가능해진다. 따라서 이 시기에 컴퓨터중독, 과도한 스트레스, 부정적인 사고 및 생활환경 등으로 인해 두뇌발달에 문제가 생긴다면 자신감, 사회성까지 저하될 수 있다. 따라서 성장기 아이의 두뇌발달이나 훈련을 가로막는 요인이 있다면 반드시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 더불어 측두엽, 전두엽, 두정엽 등 영역별로 담당하는 학습 기능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주어야 한다.
변한의원 / 변기원 원장
변기원 원장이 함께하는 건강한 뇌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