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6-09
영화 ‘이상한 나라의 피비’는 틱장애를 앓고 있는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성장 영화다. 피비(엘르 패닝)는 완벽한 부모님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해진 상식의 틀 안에서 심리적 압박을 받으면 원치 않는 말이나 행동을 돌발적으로 내뱉는 틱 증상을 보인다. 영화는 피비가 이러한 틱 장애를 연극 준비를 통해 스스로 자아를 찾고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렸다. 주인공 작은 소녀가 앓아온 틱장애, 과연 그 원인과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의 두뇌에는 인체의 정교한 움직임과 심리적인 반응, 동기화, 쾌감 등을 조절하는 대뇌기저핵(basal ganglia)이라는 영역이 있다. 마치 호랑이를 만나면 너무 긴장한 나머지 꼼짝달싹하지 못하는 것도 이러한 기저핵의 움직임-심리적인 반응을 통합함으로 나타나는 반응이다. 이러한 기저핵의 기능이 저하되면 움직임의 부조화가 발생, 운동성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자주 나타나는데 이를 틱장애 라고 한다.
틱 장애의 증상은 주로 눈 깜빡임, 코 찡긋거리기와 같은 운동틱으로 많이 시작한다. 그러나 아이마다 틱증상의 발현이 다르고, 또 같은 아이라도 증상이 잘 옮겨 다니는 특징이 있다. 눈 깜빡임, 코 찡긋거리기 이외에도 입 벌리기, 혀 내밀기, 냄새 맡기, 어깨 들썩이기, 손가락 구부리기, 배 튕기기 등이 있으며, 킁킁거리거나 소리지르는 음성틱, 욕을 하는 욕설틱도 있다.
틱에 대한 인지가 없는 많은 부모들은 아이에게 처음 증상이 나타나면 단순한 버릇으로 여겨 혼을 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럴 경우 아이들은 오히려 더 신경을 쓰게 되고 스트레스 를 받게 되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아이에게 이상한 증상이 발견된다면 혹시 틱장애가 아닌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틱장애는 평균적으로 7~8세에 가장 많이 나타나고 상대적으로 남자 아이가 더 많다. 또한 틱장애로 병원을 찾은 20세 이상이 16.7%에 해당할 정도로 성인 틱 또한 그 수가 적지 않다. 성인이 되면 대개 그 증상이 줄어들고 사라지지만 통계에 따르면 소아틱 환자의 1/3 가량이 성인틱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성인 틱의 경우 2차적으로 우울증이나 사회공포증 등이 발생하기 쉬워 대인관계를 맺고 사회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해 증상 발견 시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틱증상을 심장, 간장과 연계해서 설명한다. 심장은 주로 정서적, 뇌신경적인 측면과 연계되며 간장은 스트레스, 운동의 부조화와 연계된다. 외부적인 자극에 민감한 아이들은 불안, 불면, 심번 등의 심음허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스트레스에 강하게 반응하는 아이들은 기의 소통이 되지 않아 쉽게 감정조절이 안 되는 간기울결증이 많고,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오랜 시간 노출되어 간풍내동증이 발생하여 근긴장증(dystonia), 온몸으로 나타나는 틱증상 등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한방에서는 심허증상을 바로잡고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울결된 기를 풀어주어 뇌 균형을 바로잡는 치료를 시행한다. 기능신경학적인 검진 방법을 통해 뇌의 어느 부분이 저하되어 있는지를 판단하고 이를 자극하는 수기교정치료와 운동치료를 병행하면 효과적이다.
떨어진 대뇌기저핵을 강화하는 수기치료를 통해 중추신경계의 불균형을 올바르게 하고 악화된 소뇌와 대뇌기능을 정상화하여 기저핵의 기능을 자연스레 끌어올리면 틱 장애 치료에 도움이 된다. 일과성 틱장에는 평균 2~3개월, 만성 틱장애 뚜렛증후군의 경우 5개월 ~ 1년 정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
틱장애 치료에 도움이 되는 운동법으로는 코어 머슬 강화 훈련법이 잘 알려져 있다. 이는 요통 등의 통증질환에만 도움되는 것이 아니라 뇌균형을 발달시키는 중요한 운동법으로 틱장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소뇌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불안정한 지지대위에서 평형성을 강화하는 운동도 좋다. 밸런스 보드 위에서 바르게 서는 동작이 근방추세포, 골지건기관이 소뇌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기능 향상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틱장애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은 단당류의 형태인 흰밀가루 흰설탕은 피해야 한다. 대다수의 가공식품이나 인스턴트 종류, 유제품을 멀리 하는 것이 증상회복에 도움이 된다. 운동이나 취미생활 중에 흥분이 되거나 땀이 너무 나는 축구는 틱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고 셔틀콕이나 탁구공에 눈의 추적운동(pursuit)이 잘 일어나는 배드민턴이나 탁구가 좋다.
기고자 /아이두한의원 이승협 원장
아이두, 어른두 고민되는 건강 이야기를 나누는 공감 토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