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7-18
장까지 시린 찬 음식은 이제 그만
얼음물속에서 갓 건져 올린 맥주 한병을 한번에 쭉 들이키며 “캬~”하는 탄성으로 마무리. 맥주광고라면 반드시 들어가는 장면이다. TV의 파급효과는 놀라워서 사람들은 어김없이 맥주라면 얼음처럼 차가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맥주를 마실 때는 끊임없이 “원-샷!"을 외친다.
그러나 4℃에 가까운 찬 맥주를 마시는 나라는 문명국 중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미국 등 손에 꼽을 정도다. 맥주는 13℃가 먹기 좋은 온도로 얼음처럼 차갑게 한 0℃에 가까운 온도로 마시면 면역계에 직격탄을 날리는 꼴이 되어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차가운 음식의 과한 섭취가 건강을 해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차가운 음식으로 위장이 차가워지면 면역계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0℃에 가까운 정도로 찬 음식을 일상적으로 자주, 많이 먹으면, 장의 소화기능이 약화되고 회복불능의 상태로까지 갈 수도 있다. 곧, 차가운 음식이 주는 한랭자극이 면역의 중요한 조혈기관이 있는 장관계를 직격하여 면역계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사람의 몸은 본래 36.5℃ 전후에서 가장 기능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다. 영양의 소화흡수를 담당하는 장관계도 역시, 36.5℃ 전후의 환경에서 가장 좋은 소화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런 몸에 0℃에 가까운 차가운 음식이 그대로 들어가게 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위장은 갑자기 차가워지고, 장벽의 세포 움직임이 급격히 둔해지며 기능저하가 일어난다. 백혈구는 35℃가 되면, 그 소화력을 거의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그 결과 원래는 장벽을 통과할 수 없는 큰 단백질 성분까지도 체내에 들어와 버리는 것이다. 체내에 들어온 큰 단백질에 대해서 면역계는 항체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충분히 소화흡수 되지 않은 채로 피부에 버려지기 때문에 아토피가 되는 것이다. 이는 너무 빨리 이유식을 시작하는 것이 유아에게 아토피가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다.
입호흡으로도 충분히 면역계가 약화되고 있는데 차가운 음식까지 장을 차갑게 하니 병이 생기는 것도 당연하다. 최근 아토피성 피부염에 걸린 환자들이 급증한다는 것은 입으로 호흡을 하고 차가운 음식을 자주 먹는 등의 나쁜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기도 하다.
※ 차가운 음식중독 주의
□ 1. 얼음처럼 차가운 맥주가 좋다.
□ 2. 아이스크림이나 셔벗을 자주 먹는다.
□ 3. 차가운 탄산음료나 음료수를 자주 마신다.
□ 4. 차가운 술이나 스트레이트 잔이 좋다.
□ 5. 편의점에서 김밥을 자주 먹는다.
영양소는 위장의 소화흡수를 통하여 공급된다. 그런데 차가운 음식중독은 소화흡수에 지장을 준다. 하나라도 해당하는 항목이 있다면, 당신은 차가운 음식중독일 가능성이 있다.
김남선 영동한의원(코알레르기 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