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6-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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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이 계획하고 있는 암 환자 지원사업을 의논하기 위해 최근 한 예방의학 교수님을 찾았을 때, 그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교수님은 열을 내서 “암 발병에 대한 귀책(歸責) 사유가 없는 조기 암 환자에게 지원이 집중돼야 한다. 말기 암 환자에겐 암이 말기까지 진행되도록 방치한 책임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암 협회 일을 맡아서 하시는 분이 어떻게 저렇게 말씀하실 수 있는지,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찬찬히 이유를 들어 보았습니다. 교수님은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내시경, 초음파, CT, PET 등 검진 기술의 발달로 이제 웬만한 암은 조기 검진이 가능해 졌고 조기 검진된 암, 그 중에서도 특히 위암, 대장암, 갑상선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은 90% 이상 완치됩니다. 그런데도 속수무책인 상태가 돼서야 병원에 오는 환자들이 아마도 미웠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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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돌아보면 그토록 한심하고 무책임한 사람이 상상 외로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검진 비용을 핑계 삼습니다. 그러나 10만~20만원이면 동네 의원에서 내시경과 초음파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것도 부담이 되는 저소득층에겐 보건소에서 무료로 암 검진을 해주고 있습니다.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없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시간을 핑계 대고 또 어떤 사람은 비위생적인 내시경을 꼬투리 잡습니다.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이제 암은 죽음의 동의어가 아닙니다. 충분히 싸워 볼 만한 상대가 됐습니다. 꼬박꼬박 검진을 받으면 설혹 암에 걸렸더라도 80~90%가 완치됩니다. 그러나 4기 위암의 5년 생존율은 5% 미만이며, 말기 유방암이나 대장암도 30% 미만입니다. 아직 한번도 암 검진을 받아보지 않았다면 가족을 위해서라도 병원에 가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 조선일보 의료건강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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