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11-01
신문사 자랑 좀 하겠습니다. 조선일보는 편집국 건물 옆 ‘태평로미디어센터’ 지하 1층의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 지난 9월1일부터 ‘호텔 같은’ 피트니스 센터를 열었습니다. 고급스런 인테리어하며 전자 센스로 심장박동 수까지 체크해주는 최첨단 운동기구까지, 정말 ‘끝내줍니다’. 평소 집 앞 공원에서 새벽 운동을 하던 저도 지난달부터 운동 장소를 바꾸었습니다.
처음엔 ‘방관자’들이 많았습니다. 런닝머신에는 운동을 안 해도 될 것 같은, 그만큼 건강하고 날씬한 사람들만 땀을 뻘뻘 흘리며 뛰고 있었습니다. 정작 운동이 꼭 필요해 보이는 선후배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보는 사람마다 “들어와서 운동 좀 해라”고 얘기하고 다녔습니다.
아뿔싸….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 둘 쭈빗거리며 나타나더니, 넓게만 보이던 헬스장이 두 달도 안돼 비좁아서 운동을 못 할 지경이 됐습니다. 같은 층에 있는 구내 식당을 이용하면서 유리문만 기웃거리던, 절대 운동을 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도 여럿 나타나 꾸준히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운동을 한 뒤 체중계에 올라 흐뭇해하는 그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이번 일로 통해 두 가지가 분명해 졌습니다.
첫째, 운동에도 투자가 필요합니다. ‘운동 중독자’가 아니라면 운동은 결코 즐겁고 기다려지는 일이 아닙니다. 힘들고 귀찮아서 핑계거리만 있으면 빼 먹으려고 합니다. 따라서 습관이 붙을 때까진 ‘다른 재미’라도 있어야 합니다. 헬스클럽마다 런닝머신 앞에 개인 TV를 설치하고, 쉽고 재미있는 운동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심지어 ‘얼짱’ ‘몸짱’ 고객을 확보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야 운동이 덜 힘들고 덜 지겹기 때문입니다. 선풍기가 덜덜 돌아가는 낡은 헬스장에서 ‘다른 재미’ 없이 자기 의지만으로 운동을 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운동을 위해 주머니 돈을 좀 쓰시길 바랍니다.
또 사원의 건강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생산적인 투자라는 사실을 아는 회사도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둘째, 끊임없이 자극을 받아야 합니다. 조선일보 헬스클럽이 짧은 시간에 성황을 이룬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구내식당과 한 층에 있기 때문입니다.
사원들은 식사 때마다 넓은 유리문을 통해 헬스클럽 내부 시설과 땀을 흘리는 동료들을 보게 됩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점심, 저녁으로 ‘남의 잔치’만 지켜봐야 하는 방관자들의 호기심과 의욕이 어찌 동하지 않겠습니까?
이처럼 운동을 시작하려면 어떤 형태이든 끊임없이 자극을 받아야 합니다. 외부의 자극이 없다면 스스로 자극해 보십시오. 늙고 병든 비참한 자기 모습을 하루 두 번씩 아주 구체적으로 떠 올려 보는 것만도 훌륭한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임호준 Health 편집장 hjl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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