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10-10


비염이
  잘 낫지 않는 이유


신문의 건강 상담 코너에서 알레르기성 비염을 다룬 적이 있다. 이 상담에 응한 대학병원의 이비인후과 의사는 알레르기성 비염이 잘 낫지 않을 때는 다른 질환을 의심해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혈관운동성 비염, 만성 부비강염(副鼻腔炎, 아스피린 유발 천식에서 생긴다), 악성 림프종, 베게너 육아종증(Wegener’s granulomatosis)등이다.
보통 이비인후과에서 알레르기성 비염을 치료한 지 수개월이 지났음에도 차도가 보이지 않을 때는 다른 질환을 의심해보아야 하는데, 이는 전문가만이 판별할 수 있다는 것이 상담의 요지였다. 자신의 실력을 지나치게 과시하고 있다는 인상이 짙었다. 개업의는 모르는 질환이라도 대학병원 의사라면 발견할 수 있다는 묘한 자만심이라고 할까?
하지만 나는 그 의사의 대답에 의구심을 가졌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감기로 인한 비염을 애초 항염증제로 치료하는 대증요법이 문제의 발단이기 때문이다. 소염진통제,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호르몬 등으로 염증 억제 치료를 지속하는 것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본래 염증이란, 항원을 몸 밖으로 배출하거나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한 치료 반응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약물요법을 지속하면 자율신경을 교란시켜 이차적으로 혈관운동성 비염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처방된 소염진통제가 항원이 되어서 천식이나 만성 부비강염에 걸릴 수도 있다. 염증이 장기간 계속되면 상피성 암이나 악성 림프종 등이 발병할 수도 있다.
구강 내 염증 치료도 마찬가지이다. 구강 안에 생기는 다양한 염증은 그 배후에 암이 숨어 있다기보다는 항염증제를 남용해서 그 결과로 암에 걸린다고 봐야 한다. 또 염증은 매크로파지의 활성화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아서 이것이 육아종 형성의 원인이 된다. 본래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염증을 마치 악당으로 취급, 항염증제로 억제해 결과적으로 염증을 지속시켜 수많은 질병이 연쇄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의사도 환자도 약에만 의존하지 말고 혈류를 늘려서 치유력을 높이고 근본적으로 염증에서 벗어나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약물 치료를 중단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서 염증이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도록 돕는다면 오히려 짧은 시간 내에 병을 고칠 수 있다.

         <관련서적 안내>
  
       


* 본 기사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면역처방 101

[전나무 숲]
헬스조선

저자 / 아보 도오루(安保 徹)
1947년 일본 아오모리 현 출생.
현재 니가타(新潟)대 대학원 의치학 종합연구과 교수(면역학 · 의동물학 분야)

면역학 권위자 아보도루가 전하는 101가지 면역설명서 면역처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