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10-01

자고도 안 잤다고 우기는 수면착각증후군
만성불면증환자 2명중 1명 꼴, 자지 않았다고 착각해

각종 수면장애로 얕게 잠을 자, 잠을 잔 것 같지 않은 수면 착각 증후군,
정확한 진단 없이 방치 시, 만성불면증 걸릴 수도...
수면제 듣지 않아, 장기 복용 시 수면제 오남용 위험 커,
얕게 자는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여 치료해야 깊은 잠 가능해...

대표적인 수면장애 중의 하나인 만성불면증으로 고통 받는 환자 두 명 중 한명은 잠을 충분히 자고도 숙면을 취하지 못해 잠을 자지 않은 것으로 착각하는‘수면착각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서울수면센터에서 2006년 3월부터 2007년 5월까지 수면다원검사로 정확한 진단을 받은 130명(남 58, 여 72)의 만성불면증 환자를 분석한 결과, 잠은 충분히 잤지만, 잠을 잔 시간 의 70% 미만의 시간동안만 잠을 잘 수 있었다고 착각한 환자의 비율이 62%(82명, 남36명, 여46명)에 달했습니다. 즉, 10명 중의 6명이 넘는 사람들이 10시간을 자고도 7시간 밖에 못 잤다고 생각한다는 말입니다.

서울수면센타의 수면생리연구소에서 수면다원검사와 설문조사를 통해 만성불면증 환자의 수면착각정도를 분석하여 보았습니다. 그 결과, 실제 수면시간의 30%도 안 잤다고 답한 경우가 18%, 30-50%만 잠을 잤다고 답한 경우가 18%, 50-70%만 잠을 잤다고 답한 경우가 26%로 집계되어, 만성불면증 환자분들의 상당수는 불면증이면서도, 잠의 질에 문제가 있는 경우로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환자들이 비교적 적당한 양의 수면을 취하고도 그것을 정상적인 수면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것으로, 이른바 `수면 착각 증후군(Sleep Status Misperception Syndrome)'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수면착각증후군은 본인이 느끼는 것 이상의 수면을 취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만족할 만큼의 수면을 취했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는 증상으로 수면 중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빈번히 깼을 때 특히 심하게 나타나게 됩니다.

이렇게 수면 중 빈번히 잠에서 깨게 하는 원인을 보면, 코골이, 수면무호흡 또는 소리 없는 코골이 등의 수면호흡장애가 79.3%, 팔 또는 다리가 자꾸 떨리는 증상의 수면장애인 사지운동증후군이 25.6%(수면호흡장애 및 사지운동증후군 동시 보유 22%), 기타가 17.1%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면착각증후군의 대표적인 원인인 수면호흡장애측면에서 보면, 환자 130명 중 실제로 많이 자고도 적게 잤다고 생각할수록 수면무호흡 지수가 더욱 높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구 대상자 중, 30% 미만으로 본인의 수면을 인정한 비율에서 수면무호흡지수가 5 이상인 환자가 88%, 그 보다는 더 잤다고 인정하는 비율인 50~70%를 인정하는 비율에서는 수면 무호흡 지수가 5 이상인 환자가 79%로 나타났습니다.(수면무호흡지수 5이상 = 수면장애 유/무 판단기준, 하단 용어설명참조)

이는 수면을 착각하는 비율이 높은 환자일수록 수면 무호흡 등 수면 중 각성이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130명 중 56%가 여성으로 남성에 비해 높은 비율로 수면을 착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수면착각증후군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잠을 자다가 빈번히 깨게 되면, 마치 잠을 자지 않은 것처럼 느끼게 되어,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함을 느끼지 못하고 수면의 질에 만족스럽지 못하여 낮 동안에도 늘 피로하고 무기력하여 항상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환자는 이를 수면부족으로 착각해 자기 스스로 더 많은 잠을 자려고 노력하지만, 그럴수록, 밤에도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는 부담감과 불안감만 커져, 오히려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런 증상들을 갖고 있는 환자들은 대부분 낮 동안의 업무 성취도가 크게 떨어지게 되고, 운전 중 과도한 졸림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잠을 자려고 하는 과정에서 수면제를 과다복용 하게 되다보면, 결국 우울증, 고혈압 등의 발생율도 높아지게 됩니다.

대다수의 수면 착각 증후군 환자들은 수면 호흡장애, 사지운동 증후군 및 불면증이 섞여있는 환자로, 수면 중 각성을 일으키는 불면증의 근본원인을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철저히 진단한 후 그 근본원인을 치료해야만 만성불면증으로 악화됨을 막을 수 있습니다. 대다수 수면착각증후군 환자는 자고도 안 잤다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에, 단순 불면증 환자로 오인되게 됨으로써 수년간 수면제를 복용하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치료가 되지 않는 만성불면증 환자의 경우 반드시 수면제 복용 전에 수면착각증후군을 먼저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특히 수면호흡장애가 있는 경우, 고혈압, 뇌졸중, 두통 등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중요 수면장애로, 수면제가 수면호흡장애를 심화시킬 수 있어, 복용에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하고, 수면질환은 근본원인을 치료해야 짧은 시간에 숙면을 할 수 있습니다.

만성불면증에 시달리는 분이시라면 혼자 고민할 것이 아니라 이를 병으로 인식하고 빨리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TIP. 용어설명]

1. 수면다원검사란?

는 뇌파 및 안구운동, 턱 근육 근전도, 호흡상태, 체내 산소 포화도 등을 통해 수면 중 인체에 나타나는 복합적인 생리적 변화를 측정해 수면장애를 진단하는 방법으로 수면과 각성을 판단하는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검사이며 수면무호흡과 하지운동증후군을 파악하는데 필수적인 검사이다.

2. 수면무호흡지수란?

시간당 수면무호흡이 발생한 횟수를 의미함. 한 시간 동안 총 5번 수면 무호흡이 발생했을 경우, 수면무호흡지수는 5가 되며, 수면무호흡지수가 5 이상이면 낮 동안의 졸림과 각종 심혈관계에 나쁜 영향이 미친다고 판단하여 비정상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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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인생을 바꾼다

[서울스페셜수면의원]
한진규 원장

고려대학교 의과대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과 전공의 수료
국립나주정신병원 신경과 과장
국립보건원 뇌신경질환과 연구원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 수면 전임의
미국 수면전문의 자격취득-신경과 최초
싱가폴 수면학교 강사 역임
고려대학교 신경과 교수 역임
대한수면연구회 학술이사
한국수면학회 이사
현 서울수면센타 소장

한진규원장의 올바른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