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09-20
< 털털한 그녀의 매끈한 다리 만들기 >
소싯적, 동무의 도덕적 잘못에 ‘양심에 털 났다’며 꼬집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털은 투박스럽고, 의뭉스런 느낌을 주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더구나 요즘 같이 외모도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남보다 좀더 깔끔한 인상을 주기 위해 제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비단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본인의 의지보다는 주위의 강압에 의한 경우가 많다고. 한 피부과의 조사에 따르면 제모를 하려고 피부과에 방문하는 남자의 81%가 ‘제모의 필요성을 본인은 느끼지 못하지만 여자친구나 아내가 싫어하기 때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더 이상 털은 남성성의 상징도, 권력의 상징도 아닌 그저 ‘밀어야만 하는’ 귀찮은 존재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깔끔한 다리를 위해 이 삼일 간격으로 면도를 하고, 족집게와 왁스로 통증을 감내하며 털들을 제거한다. 하지만 이런 고통 뒤에도 불사신처럼 계속 돋아나는 털을 제거하기 위해선 지구력과 인내심까지 필요할 지경이다. 뿐만 아니라 털을 자주 뽑거나 밀면 피부에 상처와 염증이 생기거나, 모낭염이 생기기도 하니 애물단지도 이런 애물단지가 없다.
하지만 털도 그 나름의 생존의 이유가 있다. 머리카락을 제외하고는 쓸모 없을 것 같아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털이 몸을 보호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인간도 옷이 없었다면 동물과 마찬가지로 몸 전체가 털로 덮여 있었을 것이다. 털은 몸에 감촉을 전달하는 기능도 한다. 털이 완전히 없어지면 털이 있을 때 비해 촉감을 느끼는 정도가 18배나 떨어진다는 실험결과가 있을 정도다. 또한 체내에서 만들어진 노폐물이 털을 통해 배출되는데, 특히 몸 안에 수은 등 중금속이 들어온 경우 털에 의해서 배출된다. 때문에 털은 그 생긴 자연 상태로 놔두는 것이 건강에는 제일 좋다.
이런저런 이유를 아무리 설명해 봤자 털은 그저 털 일뿐. 한번 제거해야겠다 먹은 마음은 돌릴 수 없다. 흔히 여름을 제모의 계절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털은 한 번의 시술로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몇 주의 간격을 두고 4-5번의 시술을 받아야 완전히 제거된다. 때문에 내년 여름을 준비하며 가을부터 제모에 돌입하는 이들이 많다.
현재 영구 제모를 위한 방법에는 레이저 영구 제모술이 가장 대표적. 레이저 빛은 피부 자극 없이 모발에 존재하는 멜라닌 색소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여 파괴한다. 시술에 사용되는 레이저는 미국 FDA에서 승인을 받은 아포지레이저와 다이오드레이저이다. 아포지레이저는 피부 속 멜라닌 색소가 함유된 동양인의 털을 없애는데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이오드레이저는 피부 침투력이 우수하고 모낭의 멜라닌 색소에 선택적으로 작용한다. 사파이어 팁이 피부표면을 냉각시켜 피부의 감각을 마비시켜 통증을 완화시켜 주는 것이 특징. 시술 전에 부분마취를 하므로 환자가 느끼는 통증은 거의 없다. 레이저 제모술은 면적에 구애받지 않고 짧은 시간에 효과적인 제모가 가능하다. 이마, 겨드랑이, 콧수염 등의 좁은 부위는 5분 정도, 팔, 다리 등의 넓은 곳은 30분이면 말끔하게 털을 없앨 수 있다. 단, 한꺼번에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다. 남아 있는 털은 1개월에 한 번씩 4-5회 정도 치료하면 영구 제모가 가능하다.
제모 후 1, 2일 정도는 목욕과 운동을 피해 젖지 않도록 하고, SPF 30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피부를 보호해 준다. 수렴화장수를 화장솜에 적셔 톡톡 두드리듯 바르고 바디 로션으로 영양을 공급하면 더 매끄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피부에 비타민 같은 활력을 주는 임이석 원장의 피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