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7-18

발, 발가락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여성 환자의 상당수는 무지외반증 때문이다. 무지외반증이란 말 그대로 엄지발가락(무지)이 바깥쪽,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는(외반) 질환을 말하며,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 비율이 4배가량 높다.

무지외반증은 진행형 질환으로 방치하면 점점 더 휘어지며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위로 올라가게 되고,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며 탈구, 통증 및 보행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의 원인은 크게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선천적 요인은 한 마디로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는 유전적 영향을 말한다. 후천적 요인으로는 주로 신발 착용이 문제인데, 특히 발볼이 좁고 굽이 높은 하이힐 등의 신발을 자주 신으면 무지외반증이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무지외반각이라 불리는 엄지발가락이 휜 각도(V자)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진다. 먼저 무지외반각이 20도 이하인 초기의 무지외반증은 보행 교정과 발볼이 넓고 굽이 낮은 편안한 신발의 착용과 함께 엄지-검지 사이 보형물, 교정기 등으로 변형을 지연시키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이는 근본적인 치료법이라 할 수는 없다. 

무지외반각이 20도 이상이거나, 튀어나온 부분으로 통증이 지속된다면 수술적 치료로 휘어진 엄지발가락을 교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은 휘어진 엄지발가락뼈를 다듬고, 핀이나 나사로 고정하는 것으로, 변형 상태에 따라 절골 위치를 달리한다. 변형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원위부(몸에서 먼 쪽)에서 V자로 절골한 뒤 핀으로 고정하는 방식으로 수술을 진행하며, 변형이 심한 경우에는 근위부(몸에서 가까운 쪽)에서 V자로 절골 후 핀으로 고정한다.

기존의 무지외반증 수술은 평균 4~8cm 정도의 피부 절개 후 돌출된 뼈를 깎아내어 휘어진 뼈를 교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통증이 심하고 회복이 더뎠다. 또한 금속핀, 나사를 통한 고정 후 제거를 위한 2차 수술이 필요하여 수술 비용 및 회복 기간이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회복 부담을 줄이고자 발전된 술식이 바로 3세대 MICA (Minimal Invasive Chevron & Akin), 4세대 MITA (Minimally Invasive Transverse Akin)로 알려진 최소침습적 무지외반증 수술이다. MICA와 MITA 모두 피부 절개 없이 약 3mm 정도의 미세한 구멍을 내어, 실시간으로 영상 장치를 보면서 변형된 뼈에 실금을 내고, 올바른 배열로 교정하는 수술법으로 절개를 하지 않는 만큼 흉터, 출혈, 감염의 우려가 적어졌고, 수술 시간도 약 15~20분 내외로 짧아졌다. 여기에 녹는 나사를 사용하여 고정한다면 2차 수술이 생략되어 비용부담이 줄어들고 회복 기간이 짧아져 빠른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3세대 MICA와 4세대 MITA는 모두 최소침습 방식의 수술이지만 절골의 방식이 다르다. 4세대 MITA는 기존의 V자 갈매기형 쉐브론 절골술이 아닌 일자(ㅡ)로 절골을 하게 되는데, 이는 기존의 V자 절골 시 생기는 발가락의 회전 변형량 한계를 해결하게 되었다.

실제로 본원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당일 바로 보행 훈련이 가능할 정도로 부담이 적고 회복이 빨랐으며, 평균 입원 기간은 1~2일로 당일 혹은 이튿날 빠른 퇴원이 가능하고 수술 후 사고나 부상 등 외부요인을 포함하더라도 합병증 발생률은 2% 미만의 안정된 결과를 보였다.

무지외반증 수술은 환자마다 다른 상황에 맞는 수술 방식을 적용해야만 수술 후 올바른 걸음을 되찾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는 수술 경험이 많고 발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며 1mm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족부 전문의와 상의하여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무지외반증은 통증이 적다고 방치할 경우, 자칫 보행 불균형으로 인한 무릎, 고관절, 허리 통증까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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