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07-09
최근 의학계의 연구 발표에 따르면 비염이나 축농증 같은 코알레르기를 치유하지 못하면 성장 장애는 물론 학습 장애, 정신 장애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왜 그렇게 될까.
키가 자라지 않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비뇨기, 생식기, 내분비기와 관계있는 신장이 허약하면 호르몬 기능이 약화되는데, 그렇게 되면 성장호르몬이 결핍되어 성장에 장애가 초래된다. 또 몸 속에 열이 있는 경우에도 몸의 진액을 마르게 해서 성장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비염, 천식, 태열, 축농증 같은 알레르기 질환은 속열이 많은 경우들이다.
코에 이상이 생기면 기도가 좁아지고 호흡량이 줄어 깊은 잠을 이룰 수 없게 된다. 호흡량이 줄면 몸속의 산소가 부족해지고 전신이 피로한 상태에 빠지는데,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의 몸이 만성적인 산소부족에 빠지면 키도 잘 자라지 않는다. 그리고 두통과 피로를 자주 느끼기 때문에 성격이 신경질적으로 변하고 산만하게 되어 식사량도 줄고 자연히 영양 상태도 나빠진다. 성장기 아이들은 골고루 잘 먹어야 한다. 영양상태가 나쁜 아이들의 경우에 발육에 지장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심(心)이 약한 아이' 또한 잘 크지 않는다. 한방에서의 심(心)은 무형의 정신 신경계를 가리킨다. 이런 아이는 겁이 많고 잘 놀라며 소심하고 정에 약하다. 또한 불안, 초조, 긴장 등의 증세가 자주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깊은 잠을 자지 못한다. 깊은 잠이 들었을 때 뇌하수체에서 성장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잘 자야 성장발육에도 좋다. 건강이 좋지 않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잠을 설치면 성장에 방해를 받게 되므로 그 원인을 빨리 찾아 치료해 주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 열 명 중 한 명은 코알레르기 증세를 보이고 있고, 어린이의 경우에는 열 명 중 세 명이 코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다. 코알레르기가 있는 어린이들은 눈 밑이 파르스름하고 검은 것이 특징이다. 이를 다클서클(dark circle)이라고 부른다. 코알레르기가 오래되면 만성 축농증으로 발전되므로 어릴 때부터 방심하면 안된다.
※ 온라인 상담
Q. 9세 남자아이입니다.
이비인후과에서 알러지 테스트 결과 알레르기 비염이라 진단을 내리셨습니다. 집먼지와 진드기로 인한 것이랍니다. 그리고 비염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키도 또래에 비해 작습니다. 성장 클리닉에 가려 했지만 비염 치료가 우선인 것 같아 문의 드립니다. 증상은 재채기, 기침, 코간지러움, 눈가려움 그리고 편식이 심하고 잘 먹질 않으며 잠도 빨리 못 들구요. 오줌소태처럼 소변을 보고 나서도 시원하지 않은지 금방 또 갑니다. 호흡기, 소화기, 신경계, 비뇨기 등 증상이 복합적입니다.
예전에 동네 한의원에서 청비환을 복용했는데 별 효과를 못 보았습니다. 혹시 약복용이나 치료 후 재발은 없는지요, 치료 기간과 비용도 알려주시고요.
A. 답변입니다.
[과거에는 성장장애와 호흡기질환과의 상관성이 소화기 질환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에 영양 환경이 좋아지면서 소화기 질환의 비중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에 상대적으로는 잘 먹고 있지만 면역기능의 불균형으로 인하여 잦은 감기, 알레르기성비염, 천식, 편도선염 등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의 비율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자료들에 의하면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 같은 알레르기 호흡기 질환을 앓을 경우 저신장(3백분위수 이하)이 될 가능성이 2~10% 정도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아이의 성장을 위해 잘 먹이는 일에 신경을 썼다면 이제는 아이가 감기에 걸리지 않고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합니다. 조기에 한방치료를 해주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사춘기 때까지 꾸준히 성장합니다. 그리고 사춘기가 시작되어 2년 정도 지나면 성장판이 닫히면서 키는 거의 자라지 않게 됩니다. 그때부터는 성호르몬이 활발히 분비되어 성장판의 활동이 중단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또래에 비해 성장이 더디다면 고등학생이 되기 전에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합니다.
아이의 키가 작다고 해서 성장호르몬 주사를 고려하는 부모가 많습니다. 그러나 충분한 수면, 영양섭취, 운동, 스트레스해소 등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성장호르몬 주사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숙면을 방해하는 콧병을 치료하는 일입니다. 특히 코막힘으로 코를 고는 아이들은 뇌가 깊은 잠에 들어가지 못하므로 성장호르몬 분비를 방해하는 원인이 됩니다.
독일 튀빙겐 대학의 크리스티안 포에츠 교수는 잠잘 때 코로 숨을 쉬지 못하고 입으로 숨을 쉬는 아이, 코를 고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학습능력이 2-3배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코가 막히고 코를 고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산소섭취량이 줄어들어 잠에서 깬 뒤에도 머리가 맑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한창 성장기에 있는 경우 모든 신체기관이 미숙하여 받아들이는 능력이 떨어지므로 약재가 순하고 부작용이 없어야 합니다. 또 아이들이 먹기에 좋도록 단맛이 나고 맛이 좋은 약재인 황기, 산약, 구기자, 산수유, 당귀 등을 쓰고 여기에 녹용을 넣어 쓰면 키 크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코 치료를 함과 동시에 키를 크게 하고 머리를 명석하고 영리하게 해주는 것이 한방약의 장점입니다.
김남선 영동한의원(코알레르기 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