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찐 사람이 많이 먹는 과학적 이유

김서희 기자 |2023/06/15 11:30

▲ 방금 먹었는데 또 배가 고픈 이유가 ‘의지’가 아닌 ‘뇌’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방금 먹었는데 또 배가 고픈 이유가 ‘의지’가 아닌 ‘뇌’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만한 사람은 특정 영양소에 대한 뇌 반응이 둔감해 폭식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정상 체중(BMI 25㎏/㎡ 이하)을 가진 남녀 30명과 비만한(BMI 30 이상) 30명을 대상으로 체중과 뇌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연구팀은 참가자들 위장에 지방, 탄수화물, 단백질 같은 특정 영양소를 직접 주입하는 동시에 기능성 자기공명영상(MRI)과 단일광자단층촬영(SPECT)으로 뇌 활동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정상 체중인 사람은 뇌 활동이 느려지고 음식에서 ‘보상’을 느끼게 하는 화학 물질인 도파민 방출이 증가했다. 반면 비만한 실험 참가자는 이런 반응이 늦거나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한 사람들은 식사를 통한 도파민 방출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폭식이나 과식을 할 수밖에 없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 후, 연구팀은 비만한 참가자 30명에게 12주 동안 체중 감량프로그램을 실시한 후 뇌의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체중을 10% 이상 감량한 사람도 뇌 반응 방식은 곧바로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연구 저자 미릴 설리 박사는 “체중 감량 후에도 뇌의 반응이 정상화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처음 체중 감량에 성공하지만 곧바로 요요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