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퇴행성관절염을 앓는 환자가 부쩍 늘었다. 노년층에서 흔한 질환이라는 이유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방치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퇴행성관절염은 말기까지 진행되면 비수술적 치료를 불가능하고 인공관절수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더라도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수술도 최대한 뒤로 미룰 수 있다.
전문가들 역시 환자들에게 인공관절수술을 최대한 늦게 받기를 권장한다. 인공관절은 수명이 정해져 있고, 수명이 다하면 재수술(치환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공관절 재수술은 첫 번째 수술에 비해 까다롭고 복잡하다는 것. 전문가들이 환자의 일반적인 생애주기를 고려해 가능한 재수술을 받지 않아도 되는 시기에 인공관절수술을 권장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인공관절은 과거와 달리 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20년 안팎을 넘기기 힘들다.
인공관절수술을 가능한 늦게 받고 싶다면 줄기세포 치료를 고민해 보는 게 좋다. 특히 젊은 층이나 퇴행성관절염 초·중기 단계인 환자에게는 질환의 진행을 늦추기 적합한 치료법 중 하나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에 따르면 줄기세포 치료법은 어떤 조직으로든 발달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연골에 심어 연골세포로 분화시키는 원리를 활용한 재생의학이다. 연골에는 혈관이 없어 한 번 손상되면 스스로 치유되거나 재생이 되지 않기 때문에 성체줄기세포 주입을 통해 연골 재생을 촉진한다.
무릎줄기세포치료에서 활용하는 줄기세포의 종류는 크게 3가지다. 먼저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다. 제대혈 줄기세포는 다른 사람의 제대혈(탯줄 등에 있는 혈액)에서 분리한 줄기세포를 의미한다. 이 줄기세포에는 연골을 만드는 재생세포가 다량 포함돼 있어 관절염 등 연골 손상 치료에 쓰일 수 있다. 특히 닳은 연골을 정상에 가깝게 재생시켜 무릎 연골이 잃어버렸던 완충 기능을 다시 가능하도록 만들어준다. 1회 시술만으로 연골 재생을 유도해 무릎 관절염 말기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다음으로 자가지방 줄기세포는 환자의 둔부나 복부 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다. 한 번에 많은 양의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초·중기 관절염 환자들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끝으로 자가골수 줄기세포는 몸 속 뼈 사이에 공간을 채우고 있는 부드러운 혈구를 생성하는 조직인 골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다. 이 골수를 추출하고 중간엽 줄기세포를 분리해 손상된 연골에 도포하는 치료다.
줄기세포치료는 연령 등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진단한 뒤 시술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은 "무릎줄기세포치료는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하고 장기적으로는 관절염의 진행 단계를 늦출 수 있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며 "자가지방 등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안정성도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