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는 송년회 겸 회식이 많고 이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 '술'이다. 간혹 술을 마시기 시작했을 때 얼굴이 빨갰지만, 이내 다시 하얘진 사람에게 술이 깬 것 아니냐며 더 권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몸에 치명적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술을 마셨을 때 얼굴이 빨개지는 이유는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 때문이다. 술의 주성분인 에탄올은 체내에 흡수되면 알코올 분해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바뀌고, 아세트알데히드는 이후 알데히드 분해효소에 의해 '아세트산'으로 바뀐다. 그런데 알데히드 분해효소가 부족하거나 활성이 약한 사람은 아세트알데히드가 몸에 축적되면서 '급성 알데히드 독성' 증상을 유발한다. 우리 국민의 약 35%가 알데히드 분해효소의 활성이 유전적으로 약하다. 이로 인해 소량의 술에도 체내 알데히드 양이 급격히 증가하고 얼굴이 빨개지고 일부는 몸에 두드러기가 올라오고 심장이 빨리 뛰는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술을 마시기 시작할 때는 얼굴이 빨갰다가 다시 하얘지는 것은 술이 깬 게 아니다. 혈관이 강력히 수축하고 있다는 무서운 신호다. 이때 술을 더 마시면 급성 알데히드 독성 증상이 더 심하게 발생할 수 있고, 만성질환뿐 아니라 암 발병 위험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다. 따라서 얼굴이 쉽게 붉어지는 사람은 선천적으로 술에 약하다는 것을 알고 음주를 멀리해야 하며, 주변인도 절대 술을 권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