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병원 처방약 vs. 약국 판매약… 뭐가 다르지?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2018/07/27 09:02

제대로 알고 먹는 수면제


요즘 같이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되는 날에는 잠이 들거나 수면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럴 때면 많은 사람이 수면제의 도움을 받아볼까 생각을 하지만, 수면제 중독 같은 부작용이 걱정된다. 수면제의 궁금증에 대해 알아본다.

Q. 수면제는 언제 복용할 수 있나?

먼저 불면증의 원인을 잘 살펴야 한다. 우울증·불안장애·통증·야간뇨·수면무호흡증·하지불안증후군 같은 잠을 방해하는 질환이나 증상 때문에 불면증이 있으면 수면제를 먹을 것이 아니라 해당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이러한 질환 없이도 잠이 안 온다면 잘못된 수면습관·수면인식·수면위생을 고치는 행동요법부터 한다.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노성원 교수는 "행동요법을 했는데도 잠이 안 온다면 수면제를 복용해볼 수 있다"며 "날이 더워서 잠이 안온다면 침실을 시원하게 하는 등의 행동요법을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처방약은 잠이 빨리 들게 하고 중간에 깨지 않게 하는 효과는 좋지만, 약에 대한 내성이나 금단 증상이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약국에서 파는 수면제와 의사 처방이 필요한 수면제의 차이는?

수면제는 잠에 빨리 들도록 하고, 중간에 깨지 않게 하며, 너무 일찍 깨는 것을 막는 효과를 낸다. 병원에서 처방받는 전문의약품이 약효가 빠르고 좋다. 효과가 좋으면 그에 따라 내성이나 금단 증상 등의 부작용 위험도 있다. 일반의약품은 부작용 위험이 적지만 효과도 크지 않다.

Q. 처방약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대표적인 것이 졸피뎀과 트리아졸람이다. 모두 향정신성 의약품(의존성이 있어 오남용이 우려되는 약물)이다. 두 약 모두 뇌의 가바 수용체에 달라붙어 중추신경계의 흥분을 억제해 잠이 들게 한다. 복용 후 15분 내 잠에 들며, 약의 반감기가 3~4시간으로 짧아 아침에 개운하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신경과 임정아 교수는 "졸피뎀은 몽유병·자살충동, 트리아졸람은 인지기능 저하 부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이 두 약은 내성과 함께 약을 끊으면 불면증이 악화되는 금단 증상이 있기 때문에 1회 처방량을 28정으로 제한하고 있다.

Q. 내성이나 금단 증상이 없는 수면제는?

트라조돈, 독세핀은 원래 항우울제 성분인데, 용량을 낮춰 수면제로 사용한다. 이들 약은 내성·금단 증상이 모두 없는 것이 장점이지만, 약의 작용 시간이 느리다. 노성원 교수는 "중간에 잘 깨는 사람이 복용하면 좋다"고 말했다. 멜라토닌 호르몬을 보충하는 약도 있다. 특별한 부작용은 없지만, 불면증이 오래 된 사람은 효과를 잘 못 본다. 임정아 교수는 "55세 이상의 중장년층이나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이 써볼만 하다"고 말했다.

Q. 약국 약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디펜히드라민, 독실아민 성분이 대표적이다. 뇌의 히스타민 수용체에 달라붙어 뇌 각성을 억제해 수면을 유도한다. 수면까지 30분~1시간 이상 오래 걸린다. 내성이나 금단 증상은 거의 없다. 다만 아침 졸림, 소변 곤란, 시야 이상, 입마름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헬스조선 약사자문위원 황은경 약사는 "전립선 이상이나 녹내장, 입마름증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길초근 등의 생약 성분으로 만든 수면제도 있다. 황은경 약사는 "졸림 등의 부작용은 없지만 2~3개월은 먹어야 효과를 본다"고 말했다.

Q. 수면제를 가끔 먹는 것은 괜찮은가?

노성원 교수는 "어쩌다 가끔 수면제의 도움을 받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침에 중요한 일이 있다면 항히스타민 성분의 수면제는 피해야 한다. 약의 반감기가 9~12시간으로 길어 아침에 몽롱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