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구토 상태별 의심 질병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들은 위식도 괄약근이 덜 발달돼 음식물을 토하는 경우가 잦다. 이런 증상은 생후 4개월째에 가장 심하며, 생후 12개월이 지나면 사라진다. 하지만 토사물의 색깔이 이상하거나, 생후 12개월이 지나도 구토 횟수가 줄지 않으면 질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토사물은 보통 흰색이거나 누런 빛을 띤다. 그런데 색깔이 연한 초록빛이라면 장이 막히는 장폐색, 붉은빛이라면 식도염·궤양일 가능성이 크다. 이때는 복부 초음파 검사나 위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장폐색이라면 수술을, 식도염·궤양인 경우는 위산억제제 등을 복용해야 한다.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용성 교수는 "매번 분수가 쏟아지듯 왈칵 토하는 것도 좋지 않다"며 "뇌수막염·뇌염이거나, 위와 십이지장의 연결 부위인 유문(幽門)이 협착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도 구토하는 횟수가 줄지 않으면 아미노산이나 지방 등의 영양소가 잘 분해되지 않는 선천성 대사질환일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아이의 키나 체중이 잘 늘지 않고, 발달 속도가 또래 아이에 비해 느린 게 특징이다. 의식 소실도 동반한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고재성 교수는 "혈액 검사로 어떤 영양소를 잘 분해하지 못 하는지 알아낸 뒤 그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을 제한하고, 상황에 따라 약물을 복용케 하면 치료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