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암병원
‘세계 최고’임상 진료역량으로 승부수
서울대병원의 종합적인 진료 능력과 시너지 창출
외래·단기입원에 역량 집중해 빠른 진료 가능
암 생존율 미국 최고 병원보다 높아
개원 후 3년 만에 외래환자 2배 증가하는 성과
-위치 : 서울대병원 단지 내 독립 건물 및 별관 병동
-면적 : 지상 6층·지하 4층, 총 3만797m2
-진료부서 : 16개 암종별센터·9개 통합암센터 등 총 27개 센터
-병상수 : 202개
-신환예약 : 1588-5700
서울대암병원은 일반적인 대형병원 암센터와는 시스템이 조금 다르다. 서울대병원 본원 시설을 유기적으로 함께 사용하기 때문이다. 암병원은 암환자에게 시급한 ‘단기입원·외래진료’를 위주로 하고, 수술치료는 본원의 수술 및 입원 시설을 활용한다. 서울대병원의 종합적인 진료 능력과 암환자만을 위한 전문 진료공간을 결합해 암치료의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것이다.
서울대암병원은 규모도 그리 크지 않다. 창경궁 쪽으로 나 있는 서울대병원 정문 근처에 지상 6층, 지하 4층 규모다. 메인 로비로 들어가는 주 출입구가 지상 3층에 있어 환자나 보호자가 느끼기엔 아담한 4층 건물 같다. 그러나 암 진료 역량만은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자부한다.
지방 초진환자는 당일 입원도 가능
서울대암병원은 철저한 ‘센터 중심 협진 시스템’이다. 암 종류별로 16개 진료센터와 9개 통합암센터, 암정보교육센터, 종양임상시험센터 등 총 27개 센터로 되어 있다. 모든 진료 프로세스는 ‘당일 진료, 당일 검사’에 맞춰져 있다. 우선, 병상 배치부터 그렇다. 전체 202병상 중 최장 3박4일간 입원하는 단기병동에 48병상, 입원이 필요없는 항암치료 환자를 위한 항암 낮병동에 43병상이 배정돼 있다. 나머지 42병상은 별관 병동에 배치돼 있는데, 역시 단기입원 위주로 운영한다.
단기병동의 입원실은 암 검사나 단기간의 시술 또는 항암치료 환자에게 배정된다. 서울대병원 본원의 입원 대기 기간이 대부분 짧아도 2~4주일 이상인 데 비해, 암병원 단기병동에는 1주일 안에 입원할 수 있다. 검사나 시술이 시급하거나, 지방에서 올라온 초진 환자는 당일 입원도 가능하다. 일각이 여삼추인 암환자가 오래 대기하지 않고 검사·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한 배려다.
다만, 암수술을 받는 환자는 암병원이 아닌 서울대병원 본원의 일반 병동에 배정된다. 이때는 즉시 입원이 어렵고, 어느 정도 대기해야 한다.
검사 후 24시간 내 치료 계획까지
서울대암병원에서 암 진료를 받는 환자는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를 밟게 된다. 폐암을 예로 들어보자. 먼 시골에서 올라온 A씨가 서울대암병원에 도착해 폐암센터 진료를 접수하면 이 센터에 소속된 소화기내과 교수가 진찰한다. 주치의가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지방에서 상경한 A씨는 그날 즉시 암병원 단기병동에 입원한다. A씨가 입원 직후 받은 CT(컴퓨터단층촬영), 조직검사 등의 결과는 당일 바로 나오고, 폐암센터의 협진팀은 24시간 안에 A씨의 치료 계획을 세운다. 2011년 암병원 개원 전에는 검사를 위한 입원부터 부지하세월이었다.
1박 2일 만에 검사 결과와 치료 계획까지 받아든 A씨는 일단 퇴원했다가 수술 일정을 잡아서 흉부외과 병동에 입원한다. A씨는 폐암센터 소속 흉부외과 교수에게 수술을 잘 받고 퇴원해서 서울 아들네에 머물며 후속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데, 진료받으러 오는 날은 암병원 낮병동에서 항암주사를 맞고 당일 퇴원해 아들네로 돌아간다.
서울대암병원의 ‘스피드 암 진료’는 검사 단계에서 시작한다. 우선, 암병원 채혈실에서는 대기 없이 혈액검사가 이뤄진다. 일반 혈액검사는 1시간 이내, 종양표지자 검사는 1시간 30분 이내 나온다. 과거에는 혈액검사 결과는 보통 1주일은 기다렸다가 재진받으러 와야 볼 수 있었다. ‘4대 암 영상검사’인 초음파·MRI(자기공명영상)·CT·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 등은 모두 당일 검사와 진단이 원칙이다. 위암·대장암 등 소화기암을 진단하는 소화기내시경센터는 확대내시경(검사 부위를 돋보기처럼 확대해서 보여 주는 내시경)과 협대역영상내시경(특수 필터를 써서 암 조직의 색깔을 정상 조직과 다르게 보여 주는 내시경) 등을 갖춰서 조직검사만큼 정확하게 암을 진단한다. 내시경검사에서 암이 확진되면 굳이 입원해서 조직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서울대암병원에서 외래진료 당일 검사를 받으려면 초진 예약을 할 때 준비사항을 정확히 안내받아야 한다. 대표적으로, 소화기 내시경검사나 혈액검사 등을 외래진료 당일에 받으려면 방문 전날 금식하고 와야 한다. 서울대암병원은 환자가 전화로 처음 진료예약을 할 때, 콜센터 상담원이나 상담간호사가 검사에 필요한 대부분의 준비 사항을 알려준다.
세계 최초 연구 성과와
세계 최고 완치율 보유
본격적인 암 치료 단계에 들어가면, 서울대암병원은 “다른 병원이 따라오지 못하는, 누적된 진료 및 연구 성과와 이를 바탕으로 한 암 치료 역량이 월등하다”고 자랑한다. 서울대암병원이 손꼽는 진료센터의 성과는 아래와 같다.
간암센터
내과적 치료와 외과적 치료 부문 모두에서 세계 톱 수준의 임상진료 역량을 갖고 있다. 간암의 근본 원인인 B형간염 바이러스 백신을 1979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1988년에는 국내 최초로 간이식을 성공했고, 1996년에는 악성 및 양성 간종양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검사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간암 환자가 입원하지 않고 시술받은 뒤 당일 귀가하는 ‘경피적 에탄올 주입법’이라는 치료법으로 종양 완전괴사율은 83%, 1·2·3년 생존율은 각각 98%, 96%, 88%를 기록했는데 이는 수술 치료와 대등한 성적이다.
위암센터
서울대병원은 2007년 단일 의료기관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위암 수술 2만 건을 넘어섰다. 이렇게 축적된 진료 데이터는 전 세계 위암 병기 분류법 개발에 주요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에도 복강경 위암 수술의 안전성, 수술 후 보조항암제 투여의 재발억제 효과 등 위암 치료의 국제적 기준을 마련하는 다국적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위암 수술 후 사망률은 0%, 합병증 발생률은 12%에 불과한데, 이는 미국·유럽보다 월등한 수준이다.
유방암센터
2011년 유방암 수술 1만 건을 돌파했다. 서울대암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5년 평균 생존율은 92%로 미국보다 높다. 이미 2004년에 국내 최초로 유방암 원스톱 진료 시스템을 갖췄다.
대장암센터
중하부 직장암 수술 환자 10명 중 거의 9명(86.5%)의 항문을 보존시키는데, 이는 세
계 최고 수준 암병원인 미국 메모리얼슬론케터링 암센터(57%, 즉 10명 중 5~6명)보다 훨씬 높은비율이다.
폐암센터
폐암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1기 75%, 2기 60%에 이르는데, 이는 세계폐암학회에 보고 된 1기 58~73%, 2기 36~46%보다 훨씬 좋은 결과다. 최근에는 폐암 수술의 50% 이상을 흉강경으로 시행해 수술에 따른 고통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돕는다. 흉강경 수술 후 3년 생존율은 87%에 이른다.
뇌종양센터
50년 이상의 신경계 종양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2009년 뇌종양 수술 1만 건을 넘어섰다. 이는 단일 의료기관으로서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진료 실적이다.
비뇨기·전립선암센터
서울대암병원에서 수술받은 전립선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97%에 달한다. 배꼽에 구멍 하나만 뚫고 복강경을 넣어서 신장을 적출하는 단일절개복강경 신장암 수술을 국내 최초로 시행했다. 2011년 암병원 출범 이후 지난해 말까지 집계만 해도 방광암·신장암·전립선암 수술이 4200건이었다.
서울대암병원이 내세우는 또 다른 강점은 항암제 임상시험이다. 모(母)병원인 서울대병원은 2009년 전세계 신약 임상시험 건수 8위, 지난해 국내 임상시험 건수 1위를 기록했는데, 암병원은 이런 기반을 활용해 국내 최초의 항암제 전용 종양임상시험센터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는 지난해 말 현재 205건의 항암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 때문에 서울대암병원 환자는 임상시험에 참여해서 현재 개발 중인 최신 항암제의 혜택을 빠르고 광범위하게 볼 수 있다.
암병원 개원 후 환자 2배 늘어
서울대암병원은 암 연구에 큰 비중을 두다보니 평균 외래 진료 시간이 적다. 이런 사정 등 때문에 서울대암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 중 일부는 “자상하고 친절한 진료가 아쉽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서울대암병원을 찾는 환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1년, 기존 암 진료시스템을 암 병원으로 통합해 개원한 직후 하루 평균 외래 암 환자는 1000명 선이었는데, 개원 3년째인 지난해에는 1940명으로 2배가 늘었다. 암병원 이전 기간을 포함해 지난해까지 누적된 외래 암환자 수는 111만 명에 이른다.
암병원 건물은 창경궁을 내려다보며 자리 잡고있다. 암병원에서 치료받는 환자는 고궁 곁의 아늑한 환경에서 정서적인 안정을 취할 수 있다. 이런 환경은 암을 성공적으로 이겨내는 데 필수적인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된다고 병원 측은 설명한다.
암병원 6층 옥상에는 잔디를 깔고 나무를 심어 ‘행복정원’을 꾸몄다. 암환자는 행복정원에서 창경궁을 내려다보면서 산책과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다. 암병원 곳곳에는 국내 유명 화가와 조각가의 미술작품 5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병원 로비에서는 매월 두 번씩 환자와 가족을 위한 음악회 ‘암병원 음악풍경’이 열린다. 전문 음악인을 위주로, 의료진과 암을 극복한 ‘선배 환자’ 등도 무대에 나서서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하며 현재 투병 중인 환자의 어깨를 감싸안는다.
(월간헬스조선 7월호 78페이지에 실린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