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인공관절수술 이춘택병원] 작년까지 9000건 수술 '세계 최다' 자체 연구소에서 수술법 연구 특허 환자 만족도 98%… 외국인도 찾아와
퇴행성관절염이 말기까지 이르렀으면 인공관절 이식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다. 인공관절은 정밀하게 이식해야 통증없이 오래 쓸 수 있다. 이춘택병원은 정밀한 수술을 위해 2002년 국내 최초로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을 도입했고, 지난해 기준으로 9000건이 넘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했다. 이춘택병원 이춘택 원장은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술 건수"라며 "환자들의 수술 만족도 98%, 재수술률 1% 등 수술 성적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로봇 인공관절, 0.1㎜ 오차도 없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사전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로 얻은 환부 3차원 영상을 '오소닥'이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오소닥은 환자의 피부를 얼마나 째고, 인공관절을 어느 각도로 갈아 끼워야 하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를 산출해 '로보닥'이라는 수술용 로봇에 전송하고, 로봇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움직여서 집도의의 오차없는 인공관절 수술을 가능하게 한다.
이춘택 원장은 "인공관절 수술의 핵심은 고관절-무릎-발목의 중심축이 일직선이 되도록 인공관절을 끼워넣는 것"이라며 "인공관절을 이렇게 끼워넣지 않으면 수술 후에도 통증이 계속되고 인공관절이 빨리 손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자마다 뼈의 크기·모양·손상된 부위가 다르고, 수술 의사의 숙련도도 제각각이라 사람의 손에만 기대면 정밀한 수술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로봇 수술은 수술 전 환자의 뼈 크기·모양·손상된 부위 등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로봇이 뼈를 깎기 때문에 오차가 적고 일관된 수술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수술 중 계획된 설정 범위에서 0.1㎜라도 오차가 생기면 로봇이 스스로 멈추는 안전 장치도 마련돼 있다.
◇작게 째서 빠르게 수술
로봇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할 때의 무릎 절개 범위는 4~6㎝로 기존 수술의 3분의 1 수준이다. 수술 시간도 50분 정도로 기존 수술(90분)보다 짧다. 수술 시간이 길수록 회복이 느려지고 합병증 가능성은 커진다. 이춘택병원이 이렇게 덜 째고 빨리 수술하게 된 밑바탕에는 끊임없는 연구와 기술 개발이 있다. 이춘택 원장은 병원 내에 로봇관절연구소를 세워 최소침습수술법, 뼈의 정확하고 신속한 절삭법, 수술 환자의 뼈 위치를 로봇에게 알려주는 정합시스템, 로봇으로 인대균형을 맞추는 프로그램 등을 개발했다. 이런 개발을 거치면서 특허도 2건을 냈다.
로봇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수술하면 재활 기간도 짧다. 이춘택병원에서는 로봇 수술 당일에 재활 치료를 시작해서, 입원 기간(평균 1주일) 안에 재활 치료를 끝낸다. 퇴원 후 별도의 재활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수술 후 3개월~1년에 한 번씩 병원을 방문해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비용 면에서도 기존 수술과 큰 차이가 없다. 또 기존의 인공관절 수술은 양쪽 수술을 할 때 한쪽 수술을 한 후 휴식 기간을 갖고 다시 수술을 해야 했다면, 로봇 수술은 수술 정확도가 높아 양쪽 무릎을 동시에 수술할 수 있다.
◇해외 환자 발길 끊이지 않아
이춘택병원은 매년 100명 이상의 외국인 환자를 치료한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135명, 138명, 150명의 외국인 환자가 이 병원에서 수술 또는 치료받았다. 이춘택 원장은 "척추나 인공관절 같은 정형외과 수술은 회복기간이 길어 해외 환자 유치가 매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실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외국 의사 10명이 로봇 인공관절수술 연수를 받고 돌아갔다.
이 병원은 환자가 병원을 처음 방문한 순간부터 퇴원할 때까지 체계적인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담간호사 제도를 운영한다. 환자가 어려워하는 전문 용어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고, 퇴원 후 환자 스스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상세한 교육을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