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스크, 노바크스, 노바코트, 노바디핀…
약화 사고의 원인과 유형은 무척 다양하다. 대표적인 원인이 비슷한 약 이름과 발음이다.
미국 약전(U.S. Pharmacopeia·USP)의 쿠신 박사팀이 작년 전체 약 처방 기록을 분석한 결과 약 이름을 표기한 글씨와 발음이 비슷해 혼동하기 쉬운 약이 3170쌍으로, 2004년 1750쌍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때문에 잘못 처방된 약을 먹고 부작용을 겪은 환자 비율은 1.4%였다.
예를 들어 관절염 치료제 '세레브렉스(Celebrex)'와 항우울증제 '세렉사(Celexa)', 알레르기약 '지르텍(Zyrtec)'과 정신분열병약 '자이프렉사(Zypr exa)' 등이다.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 고혈압약 '노바스크', 우울증 치료제 '렉사프로', 위장약 '넥시움', 천식 치료제 '싱귤레어' 등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10개 약물 모두 비슷한 이름의 약이 있어 약화 사고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리지널 약과 효과가 같은 것으로 허가된 '제네릭(generic)' 의약품의 경우, 비슷한 이름을 가진 약들이 적지 않다. 고혈압약 노바스크의 예를 들면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 허가를 받은 약 중 '노바크스' '노바코트' '노바디핀' '노바로핀' '노바카틴' '노브카핀' 등 이름이 비슷한 약이 50종이 넘는다. 많은 환자들이 복용하는 '스테디 셀러' 약들이 부작용 보고에서도 상위에 랭크됐다.
우리나라에선 어떤 약 부작용이 가장 많이 보고됐을까?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지난해 부작용 신고가 가장 많았던 의약품은 혈관 등의 촬영에 쓰이는 조영제 '울트라비스트'(112건), '옴니파큐'(82건), 항혈전제 '프레탈 정'(75건), 진통제 '듀로제식 패치'(69건), 조영제 '제네틱스'(55건) 순이었다.
조영제가 3품목이나 포함된 것은 조영제가 특별히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지난해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단체로 부작용 보고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다음이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52건), 면역억제제 '마이폴틱 장용정'(51건),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44건), 항암제 '벨케이드 주사'(40건), 정신질환용약 '리스페달 정'(37건) 등이었다. 외국처럼 일반인들이 부작용을 보고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아스피린 등 일반의약품 부작용 보고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2006년까지 부작용 신고 1위 의약품은 단연 '비아그라'로 2004년 이후 599건이 접수됐다. 그 다음은 항암제 '탁소텔'(192건), 정신질환용 의약품 '리스페달'(172건), 붙이는 피임약 '이브라패치'(147건), 먹는 무좀약 '스포라녹스'(126건) 등 이른바 '해피드럭' 신고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