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으로 변한 마돈나의 얼굴...왜?

|2006/02/01 09:25


한때 뭇 남성들의 마음을 뒤흔든 팝의 여왕, 마돈나의 최근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돼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영국의 ‘데일리 미러’지가 포착한 사진 속의 그녀는 검은 선글라스로 얼굴의 반을 가리긴 했지만 볼 살이 쏙 빠져서 뼈가 앙상하게 드러나 보이고, 이마와 입가에는 굵은 주름이 뚜렷하다.

▲ / 사진: 인터넷 뉴스 사이트, 드러지 리포트 www.drudgereport.com

데일리 미러에 따르면 세 아이의 어머니이자 47세인 마돈나는 젊음에 크게 집착하여 매일 세 시간씩 격렬하게 운동하고, 야채나 곡식의 생 낱알을 주로 먹는다. 그녀를 이렇게 만든 원인에 대해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하지만 그녀가 식이요법과 운동에 목숨 걸다시피 하고, 최근 들어 급격하게 체중이 감소된 정황 등을 미루어볼 때 영원한 젊음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불러온 거식증 때문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어쨌거나 영국 언론들이 붙인 ‘슬픈 마돈나(Sad Madonna)’라는 별명처럼, 섹시하고 건강미 넘치던 그녀가 늙고 초췌한 모습으로 ‘슬프게’ 변한 것만은 사실이다. 

마돈나처럼 당대 최고의 ‘섹스 심볼(symbol)’ 이자 그녀와 동갑인 샤론 스톤은 ‘원초적 본능’의 속편을 찍고, 화장품 모델이 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데 마돈나는 어쩌다 이런 지경에 이르렀을까?

서양의 톱 모델이나 헐리우드 스타들에게 종종 나타나는 거식증은 최근 우리나라의 젊은 여성들에게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15~30세 사이의 젊은 여성 중에서 1%가 거식증이라는 보고도 있다.

거식증의 정신의학적 명칭은 ‘신경성 식욕부진증’이다. 식욕부진증의 종류도 여러 가지가 있다. 먹는 것을 아예 거부하거나 조금만 먹는 것을 거식증이라 하고, 한꺼번에 많은 음식을 먹다가 구토나 다이어트 등을 통해 먹은 음식을 제거하는 것을 신경성 대식증이라고 한다. 반면 폭식증은 왜 먹을까 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먹게 되는 증상을 말한다. 본인이 의도적으로 먹는 것을 제한해서 원래 체중의 15% 이상이 감소됐고, 살찌는 것에 대한 공포감을 가지고 있으며, 무월경 증상까지 나타난다면 전형적인 거식증으로 볼 수 있다.

흔히 거식증은 10대 중반에 발생한다. 마돈나 역시 18세 때 이미 한번 거식증에 걸렸던 적이 있다고 한다. 주로 가치판단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사춘기 때 모델들의 깡마른 모습을 동경하면서 발생하지만 요즘같이 몸짱 열풍이 사회적 관심사가 되고부터는 20~30대의 젊은 여성들도 거식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경희대의료원 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는 “객관적으로 보면 나이에 비해 젊고 날씬한데도 ‘늙어서 추해졌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거식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대중의 주목을 받는 모델과 연예인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대개의 거식증 환자들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으며, 우울증 등 다른 스트레스성 질환에 동반해서 거식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거식증이 단순히 식이장애에 그치지 않고 치료 받아야 할 질병의 한 종류로 간주되는 까닭은 높은 사망률 때문이다.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김율리 교수는 “치료 받지 않을 경우 거식증 환자의 15%가 사망에 이르게 된다”고 지적한다. 사망원인의 절반은 골다공증이나 심장병 등 영양실조로 인한 신체적 합병증이고 나머지 절반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등이 있다.

문제는 거식증 환자들이 자신들의 식이형태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가족들도 병원에까지 가야 할 병의 한 종류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제때 치료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김교수는 “거식증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변 가족들의 관심과 치료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식이장애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백상정신과 강희찬 원장은 “자기 몸을 혹사시키면서까지 다이어트를 하게 된 데에는 강한 압박감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본인이 갖고 있는 열등감이나 수치심, 완벽주의적인 성격, 대인관계에서의 갈등이나 혼란 등과 같은 심리적인 원인부터 제거해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