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준철의 약·잘·알(약 잘 알고 먹자)
노인에게 ‘부적절한 약물’은 결코 복용해서는 안 되는 금지 약물이 아니라, ‘복용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의약품’을 의미한다. 젊은 층에 비해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높으니, 처방하고 복용할 때 한 번 더 세심하게 살피라는 일종의 ‘경고등’인 셈이다.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 이 약물이 처방되면, 마치 독약이라도 되는 것처럼 과도하게 불안해하는 환자나 보호자가 많다.의료진은 대안이 없거나 질병 치료로 얻는 이득이 위험보다 훨씬 클 때 이 약물들을 불가피하게 처방하곤 한다. 따라서 부적절 약물 목록에 포함된 약이 처방됐다고 해서 잘못된 처방은 아니다. 그만큼 용량 조절과 부작용 모니터링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 지침은 일괄적인 기준일 뿐 의사나 약사의 임상적 판단과 환자의 개별적인 필요를 대체할 수 없으며, 처벌이나 규제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나이가 들면 체내 지방은 늘고 수분은 줄어들며, 약물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시간도 길어진다. 이 때문에 똑같이 한 알을 먹어도 노인의 몸속에서는 약효가 훨씬 강하고 오래 지속된다. 또한 약물이 뇌로 쉽게 유입돼 혼란, 섬망, 어지러움 같은 부작용이 더 자주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주의해야 할 약물들은 다음과 같다.
콧물감기약, 알레르기약, 가려움증 완화제, 일부 수면유도제 같은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우리 몸의 부교감 신경을 억제하는 강한 ‘항콜린 부작용’을 동반한다. 노인이 복용하면 입 마름, 시야 흐림, 변비, 배뇨 장애 등이 생기기 쉽다. 특히 뇌의 아세틸콜린 기능이 떨어지면서 일시적으로 인지 기능이 저하되거나 알 수 없는 말들을 하는 ‘섬망’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디아제팜, 로라제팜, 알프라졸람 같은 불면증·불안증 치료제인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노인에게 진정 효과가 더욱 강하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중추신경을 억제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지만, 동시에 근육을 이완시키고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이로 인해 밤중에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지는 낙상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노인의 낙상은 고관절 골절로 이어져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므로, 되도록 작용 시간이 짧은 약을 선택해 최소량만 사용해야 한다.
일부 삼환계 항우울제는 앞서 언급한 항콜린 부작용과 함께, 앉았다가 일어설 때 혈압이 뚝 떨어지는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 또한 심한 어지러움을 일으켜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요양병원 등에서 치매 환자의 행동심리 증상 조절을 위해 쓰이는 항정신병약물은 뇌졸중 발생 위험이나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가 있고, ‘추체외로 부작용’이라고 불리는 근육경직 등으로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 선택하고 전문가의 모니터링 하에 꼭 필요한 경우에만 최소량으로 사용해야 한다.
무릎 관절염이나 허리 통증으로 어르신들이 자주 복용하는 소염진통제는 노인에게 위점막 보호 물질의 합성을 방해해 위장관 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고, 신장으로 가는 혈류를 줄여 신장을 손상시킬 수 있다. 혈압 상승이나 부종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심부전이 있는 노인 환자라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노인의 약물 처방은 환자와 가족의 선호도, 치료 목표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단순히 ‘부적절 약물이니 무조건 끊겠다’는 식의 태도는 오히려 질병을 악화시켜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그보다는 발생 가능한 부작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정기적으로 처방을 검토하는 것이 국제적인 지침이다.
이를 위해 환자와 보호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첫째, 단골 의사와 단골 약사를 두자. 여러 병원을 다니며 약을 모으면 중복 복용과 부작용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하나의 병원과 약국을 지정해 현재 복용 중인 모든 약(영양제 포함)을 한눈에 관리 받으면 좋다.
둘째, ‘최소량 법칙’을 기억하자. 노인의 약물 치료는 낮은 용량으로 시작해서 천천히 증량하는 것이 철칙이다.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고 임의로 약을 먹거나 늘려서는 안 된다. 반드시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양만 복용해야 한다.
셋째, 몸의 변화를 기록하고 적어두거나 주변사람에게 이야기 하도록 하자. 주의 약물을 복용하기 시작한 후 평소보다 더 어지럽거나, 입이 심하게 마르거나, 소변보기가 힘들어지거나, 자꾸 멍해진다면 즉시 약사나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이는 약물 부작용의 신호일 수 있다.
‘노인 부적절 약물’이라는 단어에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전혀 없다. 약물의 위험성을 명확히 인지하고, 전문가와 함께 주의 깊게, 최소량으로, 적절하게 잘 쓰는 지혜가 필요할 뿐이다.
나이가 들면 체내 지방은 늘고 수분은 줄어들며, 약물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시간도 길어진다. 이 때문에 똑같이 한 알을 먹어도 노인의 몸속에서는 약효가 훨씬 강하고 오래 지속된다. 또한 약물이 뇌로 쉽게 유입돼 혼란, 섬망, 어지러움 같은 부작용이 더 자주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주의해야 할 약물들은 다음과 같다.
콧물감기약, 알레르기약, 가려움증 완화제, 일부 수면유도제 같은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우리 몸의 부교감 신경을 억제하는 강한 ‘항콜린 부작용’을 동반한다. 노인이 복용하면 입 마름, 시야 흐림, 변비, 배뇨 장애 등이 생기기 쉽다. 특히 뇌의 아세틸콜린 기능이 떨어지면서 일시적으로 인지 기능이 저하되거나 알 수 없는 말들을 하는 ‘섬망’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디아제팜, 로라제팜, 알프라졸람 같은 불면증·불안증 치료제인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노인에게 진정 효과가 더욱 강하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중추신경을 억제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지만, 동시에 근육을 이완시키고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이로 인해 밤중에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지는 낙상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노인의 낙상은 고관절 골절로 이어져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므로, 되도록 작용 시간이 짧은 약을 선택해 최소량만 사용해야 한다.
일부 삼환계 항우울제는 앞서 언급한 항콜린 부작용과 함께, 앉았다가 일어설 때 혈압이 뚝 떨어지는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 또한 심한 어지러움을 일으켜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요양병원 등에서 치매 환자의 행동심리 증상 조절을 위해 쓰이는 항정신병약물은 뇌졸중 발생 위험이나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가 있고, ‘추체외로 부작용’이라고 불리는 근육경직 등으로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 선택하고 전문가의 모니터링 하에 꼭 필요한 경우에만 최소량으로 사용해야 한다.
무릎 관절염이나 허리 통증으로 어르신들이 자주 복용하는 소염진통제는 노인에게 위점막 보호 물질의 합성을 방해해 위장관 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고, 신장으로 가는 혈류를 줄여 신장을 손상시킬 수 있다. 혈압 상승이나 부종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심부전이 있는 노인 환자라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노인의 약물 처방은 환자와 가족의 선호도, 치료 목표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단순히 ‘부적절 약물이니 무조건 끊겠다’는 식의 태도는 오히려 질병을 악화시켜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그보다는 발생 가능한 부작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정기적으로 처방을 검토하는 것이 국제적인 지침이다.
이를 위해 환자와 보호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첫째, 단골 의사와 단골 약사를 두자. 여러 병원을 다니며 약을 모으면 중복 복용과 부작용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하나의 병원과 약국을 지정해 현재 복용 중인 모든 약(영양제 포함)을 한눈에 관리 받으면 좋다.
둘째, ‘최소량 법칙’을 기억하자. 노인의 약물 치료는 낮은 용량으로 시작해서 천천히 증량하는 것이 철칙이다.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고 임의로 약을 먹거나 늘려서는 안 된다. 반드시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양만 복용해야 한다.
셋째, 몸의 변화를 기록하고 적어두거나 주변사람에게 이야기 하도록 하자. 주의 약물을 복용하기 시작한 후 평소보다 더 어지럽거나, 입이 심하게 마르거나, 소변보기가 힘들어지거나, 자꾸 멍해진다면 즉시 약사나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이는 약물 부작용의 신호일 수 있다.
‘노인 부적절 약물’이라는 단어에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전혀 없다. 약물의 위험성을 명확히 인지하고, 전문가와 함께 주의 깊게, 최소량으로, 적절하게 잘 쓰는 지혜가 필요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