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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은 인체를 지탱하는 부위로, 발 건강이 악화하면 무릎부터 골반, 허리까지 연쇄적으로 영향받을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양쪽 골반 높이가 다르거나 무릎과 허리 통증이 발생하면 많은 사람이 잘못된 자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세뿐 아니라 ‘발 건강 상태’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발은 인체를 지탱하는 부위로, 발 건강이 악화하면 무릎부터 골반, 허리까지 연쇄적으로 영향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하체 부종 등 체형과의 연관성도 주목받고 있다. 발 건강이 악화하면 건강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재활의학과 전문의에게 물었다.

◇발 아치, 전신 균형 흔드는 시작점
발 건강이 악화하면 발목, 골반, 허리 어깨 등 관절과 골격 정렬에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서울건탑재활의학과의원 김규성 대표원장은 “피사의 사탑이 기울어진 이유는 탑 꼭대기 자재가 잘못돼서가 아니라 밑바닥 지반이 내려앉았기 때문”이라며 “발은 전신 골격을 떠받치는 최하단의 주춧돌인 만큼 전신 건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발 아치가 무너지면 발목이 안쪽으로 꺾이는 ‘과회내 현상’이 일어난다. 그러면 정강뼈와 허벅지뼈도 함께 안쪽으로 회전하면서 다리 정렬이 무너지고, 무릎과 골반, 척추까지 영향을 받는다. 이를 의학적으로는 ‘운동 사슬 효과’라고 한다. 특히 무릎 관절 부담이 커진다. 다리가 안쪽으로 뒤틀리면 무릎 관절의 정상적인 정렬이 깨지면서 무릎 안쪽 연골에 하중이 집중된다. 이로 인해 내측 구획 관절염이 발생하거나, 연골판 손상이 가속화한다.

골반과 허리에도 문제가 생긴다. 양쪽 발의 변형 정도가 다르면 골반 높낮이가 달라질 수 있다. 골반이 비뚤어지면 척추 주변 근육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긴장하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 만성 허리 통증이나 자세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 원장은 “골반이 삐딱해지면 척추는 중심을 잡기 위해 억지로 척추기립근을 쥐어짜며 버틴다”며 “아무리 좋은 치료를 받아도 쉽게 낫지 않는 만성 기계적 요통을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족부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역시 문제다. 족저근막염이 대표적이다. 발바닥의 두꺼운 섬유 조직인 족저근막이 반복적으로 늘어나면 근막 부착부에 미세 파열과 염증이 생겨 극심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엄지발가락이 안쪽으로 휘는 무지외반증도 발 아치가 무너지면서 체중이 발 안쪽에 과도하게 실릴 때 발생 위험이 커진다.

최근에는 발 아치와 하체비만의 연관성도 주목받고 있다. 발 아치가 무너지면 걸을 때 발가락 추진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종아리 근육의 펌프 기능이 떨어지고, 혈액과 림프액이 하체에 정체되면서 부종이 악화하기 쉽기 때문이다. 종아리 근육은 심장으로 혈액을 다시 밀어 올리는 ‘제2의 심장’ 역할을 하는데, 이 기능이 저하되면 다리가 쉽게 붓고 무거워진다. 김 원장은 “직접 요인은 아니지만, 발 아치의 붕괴가 하체 순환을 방해해 하체비만이 되기 쉬운 부종형 체형 환경을 조성하는 기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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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은 전신 골격을 떠받치는 최하단의 주춧돌인 만큼, 발 건강이 악화하면 인체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 /사진=김규성 원장 제공
◇발 건강, 자가 진단·관리하려면?
무릎이나 허리 통증이 반복되는데 해당 부위에서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시선을 발로 돌려보자. 가정에서도 어느 정도 진단과 관리가 가능하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젖은 발 도장 테스트’다. 샤워 후 발에 물기가 있는 상태로 안쓰는 종이 달력 뒷장이나 신문지 또는 마른 마룻바닥에 발자국을 찍어본다. 정상 발이라면 안쪽이 반달 모양으로 들어간 발자국이 찍힌다. 아치가 무너진 평발이라면 발바닥 전체가 네모나게 꽉 찬 도장처럼 찍히는 경우가 많다.

신발 ‘뒷굽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오래 신은 운동화의 안쪽 뒷굽이 유난히 많이 닳았거나 신발이 안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면 과회내 보행을 의심할 수 있다. 눈을 감고 한 발로 서서 균형을 잡아보는 방법도 있다. 15~20초도 버티기 어렵거나 발목이 심하게 흔들린다면 발의 안정성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발 아치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발 근육을 꾸준히 강화해야 한다. 발 근육을 기르는 대표적인 운동은 ‘수건 끌어당기기 운동’이다. 바닥에 수건을 펼쳐 놓고 발가락만 이용해 수건을 몸 쪽으로 끌어당기면 발바닥 깊숙이 있는 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종아리 스트레칭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벽을 짚고 한쪽 다리를 뒤로 뻗은 상태에서 종아리를 충분히 늘려주면 아킬레스건과 족저근막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통증이 지속되거나 보행에 불편함이 있다면 재활의학과나 정형외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다.

김 원장은 “발 아치가 무너져 바닥이 기우뚱해지면 그 위에 쌓인 무릎, 골반, 척추 건강도 도미노처럼 줄줄이 틀어진다”며 “몸을 키우기 위해 헬스장에 가듯, 발 아치를 살리기 위해서도 ‘발 전용 웨이트 트레이닝’과 생활습관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