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일반

만성 족저근막염 보존치료만 고집하다 병 키워

박의현 연세건우병원 병원장

[Dr. 박의현의 발 이야기] (34)

증상 안 낫고 재발 잦은데 마냥 수술 피하다간
합병증까지 동반… 큰 수술 불가피할 수도
빠른 진단, 최소침습술로 흉터 최소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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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현 연세건우병원 병원장
만성 족저근막염 환자 대부분은 평균의 함정에 빠져있다.

통계학에서는 평균의 함정이란 게 있다. 어떤 상황을 수치로 단순명료하게 이해하고자할 때 생기는 오류다. 대표적인 예가 마이클 조던 사례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는 몇 년간 학과별 졸업생 평균 소득을 조사했는데 의대나 법대가 아닌 지리학과가 가장 높은 소득을 기록했다. 지리학과가 평균 소득 1위를 할 수 있던 까닭은 당시 천문학적 연봉을 받고있던 마이클조던 덕분에 평균 소득이 높게 측정되었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평균이란 곧 일반, 정상을 의미한다. 그리고 종종 많은 환자들이 이런 평균의 함정 탓에 제 때, 꼭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연간 27만명이 병원을 찾는 발바닥 통증 원인 질환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염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대다수 정보들이 족저근막염은 일반적 혹은 평균적으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드물다거나, 체외충격파·약물주사·인솔·스트레칭 등의 보존치료 만으로 증상 호전이 가능하다고 소개돼 있다.

그러나 족저근막염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연간 20억원 정도의 비용이 입원치료 비용으로 쓰이고 있다. 그리고 입원을 해서 치료해야 할 만큼 병기가 악화된 만성 환자 대다수는 앞서 말한 일반과 평균이란 함정에 빠진 경우가 대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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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족저근막염은 염증으로 근막의 변성정도, 파열이나 골극형성 여부에 따라서 초기-중기-말기로 병기가 구분된다. 이 중 일반적이라고 말하는 보존치료는 초·중기 단계에 적용하는 치료다.

그러나 많은 환자가 보존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거나 쉽게 재발됨에도 곧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에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 이상 보존치료만 고집한다. 때문에 간단한 수술로 끝낼 치료를 근막이 심하게 손상되거나 아치에 문제가 생기는 등의 합병증이 동반돼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허다하다.


족저근막의 역할을 단순히 발바닥 충격을 흡수하는 패드 정도로 알고 있다. 하지만 족저근막은 실제 모든 보행과 관절 균형의 기초가 되는 구조물이다. 발의 아치를 유지하며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해 체중의 무게가 실린 상태에서 발을 들어 올리는데 도움을 주어 보행 시 모든 관절의 균형을 유지시켜준다. 실제 만성 족저근막염 환자들에게서 발목이나 무릎, 고관절, 척추질환이 동반된 경우는 비교적 흔한 편이다.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 족저근막염 환자라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수술이 꼭 피부를 절개하고, 입원과 깁스를 장기간 착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흉터 등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최근 족저근막염 치료는 2㎜ 정도의 초미세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침습술로 진행돼 당일 혹은 이튿날 퇴원할 만큼 회복이 빠르다. 깁스에 대한 일상생활의 불편이나 부위 흉터 문제도 최소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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