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마 오일 활용한 ‘쓰담케어’
치매 노인 정서 안정시키고
입소자간 유대감 형성 효과도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요양시설 함춘너싱홈의 마당에 꽃이 피어난 어느 봄날. 대학원생들이 찾아와 어르신들과 마주앉았다. 학생들은 향기로운 라벤더 오일이 섞인 로션을 이용해 어르신들의 손과 팔을 부드럽게 마사지하고, 대화도 나눈다. 어르신들은 학생들에게 “다리 편하게 앉아요.” “향기가 좋아요.” 말을 건네고서는 명랑하게 웃는다. “학생들한테 마사지 받았으니까 언니가 이제 해줘”하며 한 어르신이 자신의 곁에 앉은 다른 어르신을 재촉하자 “공짜가 없구나”라는 농담이 되돌아오기도 한다. 휠체어에 앉아서 마사지를 받던 한 어르신은 별안간 “내가 아직 힘은 좋아”하며 학생의 팔을 연신 쓰다듬는다. 여느 집의 손자와 할머니를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찰나, 최종녀 함춘너싱홈 원장이 말한다. “다들 치매가 있으셔서 돌아서면 기억을 못 하세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가득한 이곳은 함춘너싱홈에서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쓰담케어’ 현장이다. 라벤더 오일이 함유된 로션을 이용해, 피부를 부드럽게 어루만진대서 ‘쓰담케어’라는 이름이 붙었다.
◇노인에게 최적화된 ‘쓰담케어’
쓰담케어는 원래 함춘너싱홈 요양보호사들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혹은 어르신들이 서로에게 직접 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거동이 가능한 노인들이 누워 지내는 노인들에게 직접 해주기도 한다. 기자가 함춘너싱홈을 방문한 5월 16일에는 가톨릭대 사회복지대학원생들이 찾아와 함께했다. 25년 이상 노인 간호 경험을 쌓아온 최종녀 원장(노인간호사회 부회장)은 “쓰담케어는 의학적 치료라기보다는 피부와 피부를 맞대며 하는 커뮤니케이션이다”라며 “어르신들 간 좋은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요양시설 내 분위기를 화사하게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등, 손, 발 등의 피부를 부드럽고 섬세하게 만지며 교감하는 돌봄 기법으로는 스웨덴에서 유래한 ‘탁틸케어’라는 요법이 유명하다. ‘탁틸(taktil)’은 ‘만짐’을 뜻하는 스웨덴어다. 쓰담케어는 최종녀 원장이 이로부터 영감을 받아 요양시설에 적합한 형태로 응용한 것이다. 노인의 피부는 연약하고 수분 함량이 극도로 부족하다. 맨살을 곧바로 접촉하거나 아로마 오일을 있는 그대로 문지르면 피부가 자극받아 빨개진다. 이에 함춘너싱홈에서는 로션에다 라벤더 오일 같은 아로마 오일을 섞어서 손과 발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신체 접촉을 시행하고 있다. 피부를 쓰다듬을 때에는 1초에 5cm씩 손을 천천히 부드럽게 움직일 것이 권장된다. 최종녀 원장은 “보통의 성인에게 하듯 노인의 피부를 문지르면 살갗이 벗겨져 통증을 느끼실 수 있다”며 “4살 이하 어린아이의 힘으로 쓰다듬는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가득한 이곳은 함춘너싱홈에서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쓰담케어’ 현장이다. 라벤더 오일이 함유된 로션을 이용해, 피부를 부드럽게 어루만진대서 ‘쓰담케어’라는 이름이 붙었다.
◇노인에게 최적화된 ‘쓰담케어’
쓰담케어는 원래 함춘너싱홈 요양보호사들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혹은 어르신들이 서로에게 직접 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거동이 가능한 노인들이 누워 지내는 노인들에게 직접 해주기도 한다. 기자가 함춘너싱홈을 방문한 5월 16일에는 가톨릭대 사회복지대학원생들이 찾아와 함께했다. 25년 이상 노인 간호 경험을 쌓아온 최종녀 원장(노인간호사회 부회장)은 “쓰담케어는 의학적 치료라기보다는 피부와 피부를 맞대며 하는 커뮤니케이션이다”라며 “어르신들 간 좋은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요양시설 내 분위기를 화사하게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등, 손, 발 등의 피부를 부드럽고 섬세하게 만지며 교감하는 돌봄 기법으로는 스웨덴에서 유래한 ‘탁틸케어’라는 요법이 유명하다. ‘탁틸(taktil)’은 ‘만짐’을 뜻하는 스웨덴어다. 쓰담케어는 최종녀 원장이 이로부터 영감을 받아 요양시설에 적합한 형태로 응용한 것이다. 노인의 피부는 연약하고 수분 함량이 극도로 부족하다. 맨살을 곧바로 접촉하거나 아로마 오일을 있는 그대로 문지르면 피부가 자극받아 빨개진다. 이에 함춘너싱홈에서는 로션에다 라벤더 오일 같은 아로마 오일을 섞어서 손과 발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신체 접촉을 시행하고 있다. 피부를 쓰다듬을 때에는 1초에 5cm씩 손을 천천히 부드럽게 움직일 것이 권장된다. 최종녀 원장은 “보통의 성인에게 하듯 노인의 피부를 문지르면 살갗이 벗겨져 통증을 느끼실 수 있다”며 “4살 이하 어린아이의 힘으로 쓰다듬는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쓰담케어가 준 긍정적 감정, 입소자 간 관계 증진
함춘너싱홈이 쓰담케어를 도입한 이유는 치매 노인의 ‘감정’을 돌보기 위함이다. 최종녀 원장은 치매 노인들에게 끝까지 남는 것이 바로 감정이라 말한다. 그는 “치매 어르신들이 함께 음식을 나눠 먹으며 웃었다든가 하는 즐거운 일들은 잘 잊으시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켰던 일은 오래도록 마음에 간직하시더라”며 “그래서 부정적 감정 대신 긍정적 감정을 느낄 일을 많이 만들어드리는 것을 목표로 돌보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리면 뇌 부위 중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와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전두엽’이 망가지지만, 감정과 연관된 ‘변연계’는 보존된다. 이에 치매 환자라도 감정적인 경험만큼은 잘 기억한다.
아로마테라피가 치매 등 질환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과 몸을 돌보는 보조적 치유 도구로서의 역할은 분명 할 수 있다. 동국대 의대 교수이던 2000년대 초부터 정신 건강 영역에서의 아로마테라피 활용법을 탐구, 책 ‘교과서 아로마테라피’를 저술한 포항채움의원 사공정규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학박사)은 “치매 어르신들은 기억력 저하뿐 아니라 불안, 초조, 긴장, 수면 문제를 함께 겪는 경우가 많은데, 라벤더와 같은 편안한 향기와 따뜻한 손길은 정신적·신체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향기는 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언어적 소통이 어려운 치매 어르신에게도 편안함과 익숙함 그리고 정서적 안정감을 비교적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며 “신체적 접촉은 몸을 이완하는 동시에 보호자나 돌봄 제공자와의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요양시설 구성원 간에 인간적인 유대감이 생기면 돌봄도 훨씬 쉬워진다. 최종녀 원장은 “치매로 인한 돌발 행동이나 공격성 때문에 어르신들 간에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시설 내 분위기까지 경직돼있다면 싸움이 일어나기 십상인데, 쓰담케어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고 다들 웃게 하면 싸우는 대신 서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격성 역시 감정에 기반을 두고 있으므로 어르신의 기분을 긍정적으로 유지하면 실제 행동으로 발현되는 것을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기억 흐려져도 ‘존중’은 느껴… 확산 필요
현재 시설급여 장기요양기관 정기평가 평가지표에는 ‘입소자들의 시설 내 사회생활’과 관련된 기준이 없다. ▲인력 현황, 직원 복지 ▲시설·환경 ▲위생·감염·안전 관리 ▲재활·여가 서비스 ▲식사·배설·욕창 관리 등에 관한 기준으로만 구성돼있다. 이에 많은 요양시설에서 각종 프로그램과 시설을 향상하는 데에 집중하다가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친다. 입소자들이 그곳에 거주하며 다른 노인과 즐겁게 어울려 지낼 수 있는지다.
노인이 행복한 요양시설을 만들기 위해, 최종녀 원장은 쓰담케어가 국내 다른 요양시설로도 확산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미술 치료, 작업 치료, 운동 치료 같은 것도 중요하지만, 요양시설도 엄연한 사회이므로 결국에는 한 공간 안에서 어울리며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어르신들 간 좋은 관계를 형성할 한 방안으로 쓰담케어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사공정규 원장은 “치매 돌봄에서 중요한 것은 병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보는 것이다”며 “기억은 흐려져도 따뜻한 손길과 존중받는 느낌은 어르신의 마음에 남으므로, 아로마테라피는 치매 어르신에게 치유적 돌봄의 한 방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함춘너싱홈이 쓰담케어를 도입한 이유는 치매 노인의 ‘감정’을 돌보기 위함이다. 최종녀 원장은 치매 노인들에게 끝까지 남는 것이 바로 감정이라 말한다. 그는 “치매 어르신들이 함께 음식을 나눠 먹으며 웃었다든가 하는 즐거운 일들은 잘 잊으시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켰던 일은 오래도록 마음에 간직하시더라”며 “그래서 부정적 감정 대신 긍정적 감정을 느낄 일을 많이 만들어드리는 것을 목표로 돌보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리면 뇌 부위 중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와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전두엽’이 망가지지만, 감정과 연관된 ‘변연계’는 보존된다. 이에 치매 환자라도 감정적인 경험만큼은 잘 기억한다.
아로마테라피가 치매 등 질환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과 몸을 돌보는 보조적 치유 도구로서의 역할은 분명 할 수 있다. 동국대 의대 교수이던 2000년대 초부터 정신 건강 영역에서의 아로마테라피 활용법을 탐구, 책 ‘교과서 아로마테라피’를 저술한 포항채움의원 사공정규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학박사)은 “치매 어르신들은 기억력 저하뿐 아니라 불안, 초조, 긴장, 수면 문제를 함께 겪는 경우가 많은데, 라벤더와 같은 편안한 향기와 따뜻한 손길은 정신적·신체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향기는 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언어적 소통이 어려운 치매 어르신에게도 편안함과 익숙함 그리고 정서적 안정감을 비교적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며 “신체적 접촉은 몸을 이완하는 동시에 보호자나 돌봄 제공자와의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요양시설 구성원 간에 인간적인 유대감이 생기면 돌봄도 훨씬 쉬워진다. 최종녀 원장은 “치매로 인한 돌발 행동이나 공격성 때문에 어르신들 간에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시설 내 분위기까지 경직돼있다면 싸움이 일어나기 십상인데, 쓰담케어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고 다들 웃게 하면 싸우는 대신 서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격성 역시 감정에 기반을 두고 있으므로 어르신의 기분을 긍정적으로 유지하면 실제 행동으로 발현되는 것을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기억 흐려져도 ‘존중’은 느껴… 확산 필요
현재 시설급여 장기요양기관 정기평가 평가지표에는 ‘입소자들의 시설 내 사회생활’과 관련된 기준이 없다. ▲인력 현황, 직원 복지 ▲시설·환경 ▲위생·감염·안전 관리 ▲재활·여가 서비스 ▲식사·배설·욕창 관리 등에 관한 기준으로만 구성돼있다. 이에 많은 요양시설에서 각종 프로그램과 시설을 향상하는 데에 집중하다가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친다. 입소자들이 그곳에 거주하며 다른 노인과 즐겁게 어울려 지낼 수 있는지다.
노인이 행복한 요양시설을 만들기 위해, 최종녀 원장은 쓰담케어가 국내 다른 요양시설로도 확산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미술 치료, 작업 치료, 운동 치료 같은 것도 중요하지만, 요양시설도 엄연한 사회이므로 결국에는 한 공간 안에서 어울리며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어르신들 간 좋은 관계를 형성할 한 방안으로 쓰담케어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사공정규 원장은 “치매 돌봄에서 중요한 것은 병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보는 것이다”며 “기억은 흐려져도 따뜻한 손길과 존중받는 느낌은 어르신의 마음에 남으므로, 아로마테라피는 치매 어르신에게 치유적 돌봄의 한 방식이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