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톡톡] 김성래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
국내 20~30대 당뇨병 환자 10년새 두 배 증가
혈당 변화 실시간 확인하는 CGM 역할 확대
'췌장장애 제도'… 중증 환자 폭넓게 보호해야
"장기간 관리 부담 큰 질환… 맞춤 지원 절실"
당뇨병은 크게 1형과 2형으로 나뉜다. 1형 당뇨병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는 질환이다. 2형 당뇨병은 비만, 유전, 노화 등의 영향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거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점차 떨어지면서 발생한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은 2형 당뇨병이다.
당뇨병 치료의 핵심은 혈당을 안정적으로 조절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있다. 최근에는 단순히 혈당 수치만 낮추는 것을 넘어 체중과 혈압, 콜레스테롤 등 심혈관 위험인자까지 함께 관리하는 통합적 접근이 중요해지고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 혈당 관리를 적절히 병행하는 맞춤형 치료가 요구된다.
김 이사장은 "당뇨병은 완치를 목표로 하기보다 혈당을 안정적으로 조절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며 "적절한 치료와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지만, 관리가 소홀해질 경우 각종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혈당 변화 실시간 파악 가능해져
당뇨병 환자들의 일과는 하루에도 수차례 손끝을 바늘로 찔러 피를 내는 자가 혈당 측정이다. 매 순간 주사할 인슐린 용량이 조금만 어긋나도 치명적인 저혈당 쇼크나 극단적 고혈당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혈당은 노인이나 심장질환 환자에게 낙상, 골절, 부정맥, 의식 상실 등을 유발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과거에는 환자가 손끝 채혈을 통해 특정 시점의 혈당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 방법은 혈당이 하루 동안 어떻게 변하는지 전체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에는 연속혈당측정기(CGM)가 보급되면서, 혈당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보다 정밀한 관리가 가능해졌다. 연속혈당측정기는 기존 자가 혈당 측정과 달리 피부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혈당 변화를 24시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장치다. 혈당 변화를 수시로 파악해 저혈당과 고혈당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저혈당 공포를 줄이고 식사와 운동을 더 자신 있게 조절할 수 있으며, 평균 혈당 수치에 가려진 위험을 찾아내 정밀한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김성래 이사장은 "연속혈당측정기는 당뇨병 관리를 사후 평가 중심에서 실시간 대응 중심으로 바꾸는 도구다"라며 "식전·식후 혈당 변화, 야간 저혈당, 인슐린 투여 후 혈당 하강 속도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인슐린 용량 조정이 훨씬 안전하고 정밀해진다"고 말했다.
"보험 제도, 환자 특성 고려해야"
현재 국내에서는 연속혈당측정기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이 1형 당뇨병 환자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조차 환자가 비용을 먼저 부담한 뒤 환급받는 요양비 방식으로 운영돼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다. 실제로 기기 사용이 필요한 환자들 가운데서는 비용 부담 때문에 사용을 중단하거나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건강보험 지원 기준을 단순히 1형·2형 당뇨병 구분에 따라 정하기보다, 실제 치료 강도와 저혈당 위험, 환자가 감당하는 관리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이사장은 "1형 당뇨병 환자 지원 확대는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중증 2형 당뇨병 환자들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이 환자들은 하루 여러 차례 인슐린을 맞기 때문에 식사와 인슐린 용량의 균형이 중요하고 저혈당 위험도 높아, 손끝 채혈만으로는 하루 중 혈당의 전체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했다.
의료계에서는 연속혈당측정기에 대한 고위험 환자 지원 확대 논의와 함께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췌장장애 제도' 역시 환자 특성을 충분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당 제도는 췌장의 내분비 기능 저하로 혈당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를 위해 췌장장애를 새로운 장애 유형에 포함하는 것으로, 보건복지부가 예고한 기준에 따르면 ▲췌장을 모두 절제한 경우 ▲공복 C-펩타이드 수치가 0.6ng/ml 이하인 경우 ▲장기간 적극적인 인슐린 치료에도 혈당 조절이 어려운 경우 등이 장애 판정 대상이 될 수 있다. 진료 현장에서는 2형 당뇨병 환자 중에서도 관리 부담이 큰 환자들은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김성래 이사장은 "2형 환자 가운데서도 하루 여러 차례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할 정도로 췌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가 많다"며 "질환명보다는 기능 저하 정도와 치료 강도, 환자가 실제 겪는 어려움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속혈당측정기(CGM)
피부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채혈 없이 24시간 혈당 변화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의료기기다. 혈당 흐름과 변동 패턴을 확인할 수 있어 저혈당 예방과 정밀한 혈당 관리에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