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오의 毛나리자(모발 나려면 이것부터 알자)
무더운 여름이 찾아오면 사람들은 지친 피부와 몸을 돌보느라 분주해진다.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고 보양식을 찾아 먹으며 기력을 보충하지만, 의외로 이 시기에 가장 처절하게 사투를 벌이고 있는 부위를 간과하곤 한다. 바로 머리 위에서 직사광선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두피와 모발이다.
흔히 가을을 ‘탈모의 계절’이라고 부르며 낙엽처럼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보며 한숨을 쉬곤 한다. 하지만 이는 원인과 결과를 혼동한 착각이다. 가을철에 발생하는 무더기 탈락 현상은 대개 3개월 전, 즉 여름철에 입은 깊은 타격의 결과물이다. 여름이라는 계절이 던지는 여러 변수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통제해야만 소중한 모낭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다.
여름철 대낮에 야외를 거닐다 보면 정수리가 화끈거리는 불쾌한 열감을 겪게 된다. 이는 단순한 더위의 문제가 아니라, 세포에서 벌어지는 비상사태 신호다. 모발의 대부분은 케라틴이라는 단단한 구조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강렬한 자외선은 이 케라틴의 화학적 결합을 사정없이 끊어내며 모발의 골격을 분해한다. 자외선에 오래 노출된 머리카락이 푸석해지고 끝이 갈라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때 모발 속 멜라닌 색소는 자외선을 흡수해 단백질 파괴를 막아주는 천연 방패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흰머리나 염색으로 밝아진 모발은 이 방패가 취약하거나 아예 없어 자외선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더 심각한 것은 두피의 온도 상승이다. 직사광선으로 인해 두피 온도가 40°C를 넘어서면 세포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며, 모낭의 정상적인 성장 주기를 교란한다. 활발히 자라나야 할 모발을 강제로 휴식기 상태로 전환해 버리는 것이다. 여름내 달아오른 두피를 방치한 대가가 가을날의 가혹한 탈모로 돌아오는 이유다.
여름의 또 다른 복병은 땀과 피지 분비다. 기온이 딱 1°C 올라갈 때마다 피지 분비량은 대략 10%씩 수직 상승한다. 과도한 기름기와 땀이 두피의 죽은 각질, 외부 미세먼지와 한데 엉키면 모공은 숨 쉴 구멍을 잃고 막혀버린다.
세균이 번식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은 없다. 땀 속의 염분이 두피를 자극하고 고인 피지가 부패하면서 모낭염이라는 염증성 질환을 유발한다. 이 염증이 뿌리 깊게 반복되면 모낭 자체가 위축되고 기능이 약화되어 결국 국소적인 탈모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번거롭더라도 땀을 흘린 직후 가급적 빠르게 두피를 세정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지가 가득한 상태로 잠자리에 들거나 땀에 젖은 채 모자를 오래 쓰고 있는 행위는 모낭에 독을 붓는 것과 다름없다.
휴가지에서 즐기는 시원한 물놀이 역시 모발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습격이다. 수영장 물에 섞인 소독용 염소 성분은 강력한 살균력을 지닌 만큼, 모발 표면을 코팅해 수분을 지켜주는 천연 오일막(지질)을 녹여버린다. 이 보호막이 사라진 모발은 푸석하고 뻣뻣해지며 내부 단백질 결합까지 느슨해져 작은 자극에도 툭툭 끊어진다. 바닷물의 염분도 치명적이다. 염화나트륨 결정이 모발에 남아있으면 이것이 마치 돋보기 렌즈처럼 작용해 자외선을 모발 내부로 집중시키고 두피의 수분을 빼앗아 간다.
여름철 탈모 관리는 이처럼 명확한 인과관계를 가진 환경적 요인들을 하나씩 차단하는 과학적인 접근에서 출발한다. 야외 활동 시에는 가르마 방향을 자주 바꿔 특정 부위만 집중적으로 타격을 입는 상황을 피해야 하며, 통풍이 잘되는 모자나 양산으로 물리적 방어벽을 세워야 한다.
세정 단계에서도 지혜가 필요하다. 땀을 많이 흘렸다면 하루 두 번 머리를 감아도 좋으나 두피 자극을 최소화하는 약산성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멘톨이나 티트리 성분으로 두피 열을 내리는 것은 일시적인 도움이 되지만, 그렇다고 얼음물을 끼얹는 식의 극단적인 자극은 오히려 두피를 더 예민하게 만들 뿐이다. 물놀이할 때는 입수 전 수돗물로 모발을 충분히 적셔 염소나 염분이 스며들 여지를 줄이고, 끝난 후에는 모발 구석구석을 철저히 헹구어 낸 뒤 수분과 단백질을 공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삼계탕이나 장어 같은 기름진 보양식을 일시적으로 섭취한다고 해서 모낭이 극적으로 부활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과도한 지방 섭취는 피지 분비를 부추겨 두피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평소 신선한 채소와 충분한 수분 섭취를 유지하는 것이 세포 건강에 훨씬 좋다. 유전성 탈모로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계절과 상관없이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가을의 풍성함을 누리고 싶다면 바로 지금, 뜨거워진 머리 위를 냉철하게 진단하고 관리해야 할 때다.
(*이 칼럼은 뉴헤어 성형외과 김진오 원장의 기고입니다.)
흔히 가을을 ‘탈모의 계절’이라고 부르며 낙엽처럼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보며 한숨을 쉬곤 한다. 하지만 이는 원인과 결과를 혼동한 착각이다. 가을철에 발생하는 무더기 탈락 현상은 대개 3개월 전, 즉 여름철에 입은 깊은 타격의 결과물이다. 여름이라는 계절이 던지는 여러 변수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통제해야만 소중한 모낭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다.
여름철 대낮에 야외를 거닐다 보면 정수리가 화끈거리는 불쾌한 열감을 겪게 된다. 이는 단순한 더위의 문제가 아니라, 세포에서 벌어지는 비상사태 신호다. 모발의 대부분은 케라틴이라는 단단한 구조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강렬한 자외선은 이 케라틴의 화학적 결합을 사정없이 끊어내며 모발의 골격을 분해한다. 자외선에 오래 노출된 머리카락이 푸석해지고 끝이 갈라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때 모발 속 멜라닌 색소는 자외선을 흡수해 단백질 파괴를 막아주는 천연 방패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흰머리나 염색으로 밝아진 모발은 이 방패가 취약하거나 아예 없어 자외선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더 심각한 것은 두피의 온도 상승이다. 직사광선으로 인해 두피 온도가 40°C를 넘어서면 세포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며, 모낭의 정상적인 성장 주기를 교란한다. 활발히 자라나야 할 모발을 강제로 휴식기 상태로 전환해 버리는 것이다. 여름내 달아오른 두피를 방치한 대가가 가을날의 가혹한 탈모로 돌아오는 이유다.
여름의 또 다른 복병은 땀과 피지 분비다. 기온이 딱 1°C 올라갈 때마다 피지 분비량은 대략 10%씩 수직 상승한다. 과도한 기름기와 땀이 두피의 죽은 각질, 외부 미세먼지와 한데 엉키면 모공은 숨 쉴 구멍을 잃고 막혀버린다.
세균이 번식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은 없다. 땀 속의 염분이 두피를 자극하고 고인 피지가 부패하면서 모낭염이라는 염증성 질환을 유발한다. 이 염증이 뿌리 깊게 반복되면 모낭 자체가 위축되고 기능이 약화되어 결국 국소적인 탈모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번거롭더라도 땀을 흘린 직후 가급적 빠르게 두피를 세정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지가 가득한 상태로 잠자리에 들거나 땀에 젖은 채 모자를 오래 쓰고 있는 행위는 모낭에 독을 붓는 것과 다름없다.
휴가지에서 즐기는 시원한 물놀이 역시 모발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습격이다. 수영장 물에 섞인 소독용 염소 성분은 강력한 살균력을 지닌 만큼, 모발 표면을 코팅해 수분을 지켜주는 천연 오일막(지질)을 녹여버린다. 이 보호막이 사라진 모발은 푸석하고 뻣뻣해지며 내부 단백질 결합까지 느슨해져 작은 자극에도 툭툭 끊어진다. 바닷물의 염분도 치명적이다. 염화나트륨 결정이 모발에 남아있으면 이것이 마치 돋보기 렌즈처럼 작용해 자외선을 모발 내부로 집중시키고 두피의 수분을 빼앗아 간다.
여름철 탈모 관리는 이처럼 명확한 인과관계를 가진 환경적 요인들을 하나씩 차단하는 과학적인 접근에서 출발한다. 야외 활동 시에는 가르마 방향을 자주 바꿔 특정 부위만 집중적으로 타격을 입는 상황을 피해야 하며, 통풍이 잘되는 모자나 양산으로 물리적 방어벽을 세워야 한다.
세정 단계에서도 지혜가 필요하다. 땀을 많이 흘렸다면 하루 두 번 머리를 감아도 좋으나 두피 자극을 최소화하는 약산성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멘톨이나 티트리 성분으로 두피 열을 내리는 것은 일시적인 도움이 되지만, 그렇다고 얼음물을 끼얹는 식의 극단적인 자극은 오히려 두피를 더 예민하게 만들 뿐이다. 물놀이할 때는 입수 전 수돗물로 모발을 충분히 적셔 염소나 염분이 스며들 여지를 줄이고, 끝난 후에는 모발 구석구석을 철저히 헹구어 낸 뒤 수분과 단백질을 공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삼계탕이나 장어 같은 기름진 보양식을 일시적으로 섭취한다고 해서 모낭이 극적으로 부활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과도한 지방 섭취는 피지 분비를 부추겨 두피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평소 신선한 채소와 충분한 수분 섭취를 유지하는 것이 세포 건강에 훨씬 좋다. 유전성 탈모로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계절과 상관없이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가을의 풍성함을 누리고 싶다면 바로 지금, 뜨거워진 머리 위를 냉철하게 진단하고 관리해야 할 때다.
(*이 칼럼은 뉴헤어 성형외과 김진오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