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날이 더워지면서 점심을 샐러드로 대신하거나 과일 몇 조각으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이라면 주의하자. 더운 날씨 탓에 입맛이 떨어지면 몸도 그만큼 덜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최근 미국 매체 뉴스위크는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름철 식욕 감소가 실제 에너지 필요량 감소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영국 운동생리학 박사 콜린 로버트슨은 "여름이라고 해서 필요한 칼로리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연구에서도 여름철 음식 섭취량은 겨울보다 약 25% 감소했지만 에너지 소비량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몸이 덜 필요해서 덜 먹는 것이 아니라 더위로 인해 식욕이 억제된 결과라는 의미다.

기온이 오르면 식욕을 조절하는 신체 기능에 변화가 생긴다. 더위는 식욕을 억제하는 뇌 경로를 활성화하고 관련 호르몬에도 영향을 준다. 체온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배고픔 신호가 둔해지고 가벼운 탈수까지 겹치면 식사 욕구는 더욱 떨어진다. 공인 영양사 카일리 킹은 "더위로 식사량이 줄어드는 현상은 일시적인 식욕 반응일 뿐, 몸이 요구하는 에너지 자체가 감소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아침·점심을 가볍게 먹으면 낮 동안 부족했던 섭취량이 저녁 식욕을 자극한다. 낮에는 배가 고프지 않다가도 밤이 되면 갑자기 허기가 몰려오는 이유다. 카일리 킹은 "하루 종일 가볍게 먹는 습관이 오히려 저녁 과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식사량 감소는 단순히 허기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더운 날씨에는 땀으로 수분과 영양소가 빠져나가는데, 섭취량까지 줄어들면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채우기 어려워진다. 특히 활동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영향이 크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근육 유지와 회복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고, 전체 섭취량이 줄어들면 비타민과 미네랄을 충분히 챙기기도 쉽지 않다. 로버트슨 박사는 "더위로 식욕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리 반응이지만, 식사량을 무조건 줄이기보다 필요한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재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