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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광견병은 사람과 동물 모두에 치명적일 수 있는 대표적인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증상이 발현되면 사실상 치료가 매우 어려우며, 치명률이 극도로 높은 질병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5만 9000명이 광견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 사례 대부분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한다. 사람 광견병 사례는 대개 동물에 의해 전파되며, 특히 개 교상(물린 상처)에 의한 감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는 개에서의 예방접종이 사람 광견병 예방을 위한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공중보건 전략임을 의미한다.

다행히 한국은 사람에서는 2005년 이후, 동물에서는 2014년 이후 광견병 발생이 보고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반려동물에게 광견병 예방 접종을 더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대한수의사회 원헬스위원회와 함께 광견병에 관한 정확한 상식을 다시 한 번 짚어봤다.

Q. 광견병, 치료 성공 사례가 있다던데?
과거 인공 혼수 유도 후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치료법인 ‘밀워키 프로토콜(Milwaukee protocol)’ 등이 치료 가능성으로 주목받은 바 있으나, 성공 사례가 제한적이며 오히려 다수의 실패 사례가 보고됐다. 이에 현재 국제사회에서 광견병 관리의 핵심 전략은 치료보다 예방에 있다. WHO는 사람의 광견병 노출 후 예방·치료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에 비해, 개에서의 예방접종이 훨씬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Q. 신규 감염 보고 없는데, 예방접종 안 맞아도 될까? 
국내에서는 사람이나 동물의 신규 광견병 발생이 10년 이상 보고되지 않고 있으나 경계를 늦출 수 없다. 한국에서 장기간 공식 광견병 발생 보고가 없었던 것은 위험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대규모 반려동물 예방 접종, 야생동물 대상 미끼 백신 사업, 광견병 항체 예찰, 조기 신고 체계 구축, 대국민 인식 개선 활동 등 관리 체계가 유지돼 온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발생이 없다는 이유로 접종을 중단할 경우, 야생동물·유기동물·해외 유입 등을 통한 재발생 위험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국내 광견병 항체가 모니터링 자료 역시 현재 예방접종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서울특별시 보건환경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반려동물의 광견병 항체 양성률은 2019년 약 56.3%, 2020년 약 63.6% 수준으로 보고됐다. 유기동물의 경우 2019년 약 16.7%, 2020년 약17.5%였다. 특히 유기동물은 야외 환경 노출, 야생동물 접촉 가능성, 예방접종 이력 불명확성 등을 고려할 때 공중보건상 광견병 감염에 더 취약한 집단으로 볼 수 있다. 

현재도 해외 유입이나 야생동물 매개 재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며, 예방접종률이 떨어지고 감시 체계가 약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방역상 위험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지금 당장 광견병 발생이 드물다는 이유만으로 예방 접종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Q. 반려동물이 광견병 예방 접종을 안전하게 맞게 하려면?
매우 드물게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보호자는 접종 전 식욕, 활력, 구토·설사 여부 등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오전 시간대에 예방 접종을 시행하고, 접종 직후 일정 시간 동물병원 내에 머무르며 이상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관찰한다. 귀가 후에도 보호자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동물병원에서는 백신 품질 관리와 접종 기록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일부 광견병 백신 제품에서 제조·품질 관리 문제로 인해 자발적 리콜과 재접종 권고가 이루어진 사례도 있었다. 일부 연구에서는 예방접종 이력이 존재하더라도 실제 면역 수준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보고도 있었다. 이는 백신 접종 행위뿐 아니라 백신 품질 관리, 냉장 유통 체계 유지, 접종 기록의 신뢰성 등이 모두 중요함을 보여준다. 

Q. 반려묘는 광견병 예방접종과 무관한가?
고양이 역시 광견병에 감염될 수 있는 동물이며, 특히 실외 출입 고양이, 유기묘, 길고양이 군집은 광견병에 걸린 야생동물과의 접촉 가능성이 존재한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관리되지 않는 고양이 군집에서 광견병이 확인되어 다수의 사람 노출 조사와 공중 보건 대응이 이루어진 사례들도 보고되고 있다. 또한, 광견병 감염 동물에게 물리지는 않고 긁히기만 했을 때에도 감염 위험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 

이처럼 광견병은 반려동물, 유기동물, 야생동물, 인간 사회가 서로 연결된 대표적인 원헬스(One Health) 질환이다. 과거 인류가 소아마비와 같은 치명적 감염병을 집단 예방접종과 감시 체계 유지를 통해 효과적으로 통제해 왔듯이, 광견병 역시 예방 중심의 공중 보건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반려동물, 유기동물, 야생동물, 인간 사회가 밀접하게 연결된 현대 환경에서는 광견병 관리 역시 통합적 공중 보건 관리체계 안에서 다뤄져야 한다.



이해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