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있는 의학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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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나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가 하얗게 셀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머리가 세다’는 표현이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머리카락이나 수염 따위의 털이 희어지다’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렇다면 머리는 대체 왜 세는 걸까.

흰 머리가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다. 머리카락을 만드는 신체 기관인 모낭의 멜라닌 색소 세포가 노화하면 흰 머리가 생긴다. 30~40대부터 흰 머리가 나기 시작한다. 나이가 젊은데 흰 머리가 나는 사람들도 있다. 노화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인해 청소년 혹은 20~30대에 나는 흰 머리를 ‘새치’라고 한다. 흰 머리와 새치 모두 멜라닌 색소 세포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과한 스트레스는 새치를 부른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돼 모근 근처의 혈관을 수축시키고, 멜라닌 생성에 필요한 영양 공급을 어렵게 만든다. 실제로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이 다양한 머리색을 가진 9~65세 참가자 14명을 선발해 조사한 결과, 모발 속 색소가 급격하게 사라지는 시점과 스트레스가 늘어나는 시점이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심한 다이어트로 인해 비타민 B12와 엽산이 부족해지거나, 모낭 세포에 충분한 영양소가 공급되지 못하면 멜라닌 색소가 부족해져 새치가 나기 쉽다. 유전자의 영향도 크다. 흰 머리를 유발하는 유전자는 우성 유전자다. 부모 중 한 명이라도 흰 머리가 빨리 나기 시작하면 자녀도 그럴 확률이 높다.

질병에 의해 흰 머리가 날 가능성도 있다. 멜라닌 색소가 파괴돼 흰색 반점이 생기는 백반증이 있다면 흰 머리가 한 군데 모여 난다. 또 갑상선에 문제가 생기면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세포인 멜라노사이트 기능이 저하되고, 색소 분비가 줄어 갑작스럽게 흰 머리가 생긴다.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단백질이 체외로 배출될 때도 멜라닌 색소 합성이 어려워져 흰 머리가 난다.

스트레스나 피로로 인한 흰 머리는 스트레스 요인이 제거되면 사라진다. 뉴헤어모발성형외과 김진오 원장은 과거 헬스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멜라닌 생성이 일시적으로 중단돼 흰 머리가 생긴 경우 다시 검은 머리가 자라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흰 머리가 난 기간이 길수록 회복 가능성은 떨어지므로 평소 스트레스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흰 머리가 났을 때 머리카락을 자꾸 뽑아서는 안 된다. 물리적인 힘에 의해 머리카락이 당겨지면 모낭이 손상되고, 모근이 약해져 견인성 탈모가 오기 쉽다. 흰 머리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짧게 자르거나 염색을 하는 게 좋다. 다만 염색약 속 파라페닐렌디아민 성분이 두피를 자극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염색을 하기 전, 귀 뒤쪽에 염색약을 소량 발라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지 살핀 뒤 사용해야 한다. 영국 연구에 따르면 1년에 염색을 6회 이상 하는 여성은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파라페닐렌디아민 성분이 없거나 2% 미만으로 들어있는 염색약을 골라 3~4개월 이상 간격을 두고 염색을 하는 게 좋다. 



김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