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치료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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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유방암 치료 공백 개선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헬스조선DB
19일, 국회의원회관 제 3세미나실에서 ‘일상을 흔드는 여성암을 파헤치다’를 주제로 정책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회를 주최한 개혁신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가족 정책 시리즈의 첫 번째 발걸음으로 여성암을 다루게 됐다”며 “유방암은 조기 검진이 가능하고 난소암 등 기타 여성암보다 치료제가 많이 나와 있으나 비용이나 재발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라고 말했다. 본 토론회가 현 유방암 치료 공백, 환자들의 재발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다.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최승란 회장은 “유방암은 한 사람의 병이 아닌 가정 전체의 병이다”라며 “환자의 절반 이상이 40~50대라는 점에서 한 가정의 엄마, 아내로서의 삶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치료 종료 후에도 수십 년간 재발 위험에 시달리며 가정뿐 아니라 회사, 사회 등에 복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유방암 환자들의 실질적인 고충을 토로했다.

국내 유방암 환자 수는 지속적인 증가 추세이며 2020년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늘고 있다. 연간 약 3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며 10만 명 당 10.6명이 사망하고 40~50대 여성에게 호발하는 특징이 있다. 고대안암병원 종양내과 박경화 교수는 “우리나라는 서구에 비해 유방암 발병 연령이 약 10년 이른 양상을 보인다”며 “이는 환자들에게 상당한 질병 부담을 안길 뿐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 손실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전체 유방암의 약 70%를 차지하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은 여러 치료를 순차적으로 이어가야 하는 ‘장기 관리 질환’이다. 이대목동병원 종양내과 이경은 교수는 “치료 후 수년이 지나서도 재발 위험이 이어지며 실제로 5년 이후인 6~8년 차에 재발하거나 사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미국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 등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는 CDK4/6 억제제 아베마시클립과 호르몬 치료 병용 요법을 고위험 조기 유방암의 표준 치료로 권고하고 있다. 7년 추적 관찰한 3상 임상시험 결과, 아베마시클립 병용군이 대조군보다 사망 위험이 16.5% 감소했다. 아베마시클립은 30여 개 국가에서 급여 적용 중이지만 국내에서는 암질환심의위원회 논의에서 세 차례 연속 급여 기준이 설정되지 않으면서 환자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사한 결과, ‘암 재발’이 꼽혔다. 박 교수는 “임상에서 재발로 인한 두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많다”며 “재발에 대한 걱정과 호르몬 치료로 인해 겪는 폐경 증상이 겹쳐 중증 디스트레스를 경험한다”고 말했다. 디스트레스는 암 환자가 겪는 모든 정신적 고통을 통칭하며 암 전이, 재발 위험을 높인다.

최근, 재발 위험을 낮추고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정밀 의료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유전자 변이를 확인해 표적 치료하는 방식이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치료제가 비급여 상태인 실정이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지연 부교수는 “특히 PIK3CA 변이는 유방암 환자의 약 30~40%에서 발견되는 만큼 급여 적용이 이뤄질 경우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도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치료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현재는 월 700만~800만 원에 달하는 치료비 부담 때문에 실제 치료 지속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부 환자들은 치료비를 감당하는 과정에서 자가 주택을 처분해 전세로 옮기는 등 경제적 어려움이 가정 전체의 위기로 이어지는 사례도 소개했다.

이경은 교수는 “이러한 정밀 의료 사각지대는 환자에게 월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경제적 부담을 안길 뿐 아니라 바이오마커 양성임에도 급여 표적 치료 없이 차선책 치료에 머물거나 임상시험에 의존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유방암 환자의 치료부터 일상까지 연결하는 실질적인 대응책이 논의됐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성배 교수는 “우리나라는 조기 검진 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 암 진단율이 높지만, 진단 후 2년, 3년, 5년, 7년까지도 재발 위험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환자별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며 “첫 단추를 잘 꿰는 치료 결정과 함께 필요한 약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장기 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이후 수십 년간 삶의 질과 생존에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김종봉 실장은 “환자들에게 최대한 제도권에서 신속하게 급여 적용이 되도록 논의 중이다”라며 “학회, 제약사 등을 통해 다방면에서 환우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며 다음 암질환심의위원회 때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