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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암세포가 분열 속도를 늦춰 오랜 기간 생존하다 뒤늦게 재발을 일으킨다는 새로운 분석이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유방암은 치료가 후 수년이 지나 재발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암세포가 뼈나 다른 장기에 휴면 상태로 있다가 다시 활성화되며 전이나 재발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최근, 일부 암세포가 분열 속도를 늦춰 오랜 기간 생존하다 뒤늦게 재발을 일으킨다는 새로운 분석이 나왔다.

호주 가반 의학연구소 연구팀이 항호르몬 치료를 받은 유방암 환자의 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해 유전자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일부 암세포가 치료를 받는 동안 매우 느린 속도로 분열하며 치료로부터 암세포를 보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암세포들은 증식은 더디지만 뼈, 폐 등 기타 장기로 전이되는 속도는 다른 암세포와 차이가 없었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리즈 칼든 교수는 “일부 암세포가 완전히 휴면 상태에 들어간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치료 중에도 완전히 분열을 멈추지 않은 채 극도로 느린 속도로 증식하며 살아남는 또 다른 경로를 확인했다”며 “이 세포들은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작은 상태로 오래 버티다가 결국 재발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크리스틴 페르난데스 박사는 “느리게 자라는 암세포라도 위험성이 낮은 게 아니다”라며 “미세 전이암이 일정 규모 이상 커지거나 주요 장기를 침범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재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재발암은 항암 치료에도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성장이 느린 암세포 내부에서 Rac1 경로가 활성화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Rac1은 세포 이동, 형태 유지, 생존에 관여하는 신호 전달 체계로, 연구팀이 Rac1 신호를 차단하자 종양 성장이 억제됐다.

연구팀은 앞으로 Rac1 경로를 억제하는 게 유방암 재발을 예방하는 치료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칼든 교수는 “이 세포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호 경로를 규명한 만큼 새로운 표적 치료 전략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느리게 자라는 암세포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장기간의 호르몬 치료가 실제로 효과를 내고 있는지 추적하고 궁극적으로 재발 자체를 막는 방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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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