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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원 더본안과 원장
봄이 되면 바람과 건조한 공기, 꽃가루 같은 계절 요인으로 눈이 쉽게 예민해진다고 느끼는 사람이 늘어난다. 여기에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 시간이 길어지면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 눈물막이 더 빨리 불안정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눈이 뻑뻑하고 시리거나 하루가 갈수록 침침한 느낌이 심해지는 증상이 반복되면 이를 단순 피로로 여기지 말고 봄철 안구건조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안구건조증은 단순히 눈물이 부족한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눈물의 양이 줄어든 경우뿐 아니라 눈물막의 균형이 깨져 지나치게 빨리 증발하거나 눈 표면에 염증이 동반될 때도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눈꺼풀 안쪽의 기름샘인 마이봄샘 기능이 떨어지면 눈물막의 바깥층이 약해져 눈이 쉽게 마르게 된다. 이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증상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눈물 부족형인지 증발 증가형인지, 염증이 함께 있는지 구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안구건조증 치료가 사람마다 달라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뻑뻑함, 모래가 들어간 듯한 이물감, 따가움, 충혈, 눈부심, 시야가 잠깐씩 흐려지는 느낌이다. 특이하게도 눈이 건조한데 오히려 눈물이 많이 흐른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눈 표면이 자극을 받으면 반사적으로 눈물이 분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증상은 독서나 운전, 컴퓨터 작업 뒤에 더 심해지거나 오후로 갈수록 불편이 커지는 양상을 보인다. 렌즈 착용 중 유난히 불편감이 커졌다면 단순한 컨디션 문제가 아니라 안구건조증 신호일 수 있다.

봄철에는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안구건조증이 함께 겹치면서 증상이 더 복잡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눈이 가렵고 충혈되는 알레르기 증상에 건조감과 시림이 섞이면 스스로 원인을 구분하기 쉽지 않다. 더구나 알레르기 완화를 위해 사용하는 일부 항히스타민제는 눈을 더 건조하게 만들 수 있어, 약을 복용한 뒤 오히려 불편이 심해졌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계절성 불편이라고만 넘기기보다, 증상의 성격을 확인하는 연휴 눈 검진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을 평가할 때는 단순 시력검사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세극등 현미경으로 눈 표면과 눈꺼풀 상태를 살피고, 필요에 따라 눈물량과 눈물막 안정성, 염증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원인에 맞는 방향을 정할 수 있다. 건조감이 비슷해 보여도 어떤 경우는 눈물 생성 저하가 주된 문제이고, 어떤 경우는 눈꺼풀 가장자리 염증이나 기름샘 기능 저하가 중심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쪽 눈만 유독 불편하거나 통증, 심한 충혈, 시력 저하가 동반된다면 다른 안질환과 구분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연휴 전에 증상이 반복된다면 검사를 미루기보다 미리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안구건조증 치료는 증상을 잠시 덮는 데서 끝나면 안 된다. 기본적으로는 인공눈물 사용, 생활환경 조정, 눈꺼풀 위생 관리, 온찜질 같은 보존적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고, 염증이 동반되면 처방 점안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눈물 생성이 부족한 환자에서는 누점폐쇄술처럼 눈물이 빠져나가는 통로를 막아 눈물 보존을 돕는 방법을 고려하기도 한다. 반대로 눈물의 증발이 빠른 환자라면 눈꺼풀 기름샘 기능을 개선하는 치료가 중요하며, 경우에 따라 IPL 같은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안구건조증 치료는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적용되기보다 원인에 맞춰 달라져야 한다.

문제는 많은 환자들이 안약을 잠깐 사용해 불편이 줄면 관리도 함께 끝났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안구건조증은 생활 습관과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화면을 오래 보는 습관이나 건조한 실내 공기, 바람 노출 같은 요인이 계속되면 다시 악화하기 쉽다. 화면을 볼 때는 의식적으로 자주 깜빡이고, 장시간 작업 중간에는 눈을 쉬게 하며, 실내 공기 흐름이 얼굴로 직접 닿지 않게 조절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야외 활동이 많은 봄철에는 보호안경이나 선글라스를 활용해 바람 자극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눈이 시리고 뻑뻑한 증상을 누구나 한 번쯤 겪는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그러나 불편이 반복되고, 시야의 선명도까지 흔들리기 시작한다면 단순한 피로나 계절 변화만으로 보기 어렵다. 봄철 안구건조증은 알레르기, 환경, 생활 습관이 함께 얽혀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원인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휴를 앞두고 독서, 운전, 여행 계획이 있다면 참고 버티기보다 미리 눈 상태를 확인하고, 현재 상태에 맞는 관리와 치료 방향을 정해야 한다.

(*이 칼럼은 더본안과 서지원 원장의 기고입니다)


서지원 더본안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