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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후 15~43주에 금속 노출량이 많았던 아동은 전체 뇌 부피가 작아지는 경향을 보였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태아기와 영아기 시기에 납이나 망간 등 금속에 노출되면 수년 뒤 뇌 부피가 줄어들고 신경망이 훼손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외부 독성 물질을 차단하는 뇌 보호막이 미성숙한 생후 6~43주가 뇌 구조 변형과 행동 장애를 유발하는 결정적 시기로 지목됐다.

미국 마운트 사이나이 아이칸 의과대학 연구팀을 주축으로 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최근 아동 489명을 대상으로 유치 조직 내 금속 성분과 뇌 영상 데이터를 대조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 금속 노출은 뇌의 많은 부위에 악영향을 미쳤다. 출생 후 15~43주에 금속 노출량이 많았던 아동은 전체 뇌 부피가 작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생후 32주경 노출 농도가 높아질수록 평균 대비 뇌 부피 감소 폭이 뚜렷했다.

뇌 부위 간 소통 능력은 태아기(출생 전 8~19주)와 영아기(출생 후 17~43주) 금속 노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또 태아기 및 생후 33주경 노출은 뇌 정보 전달 통로인 백질의 완성도를 저해해 집중력 저하와 감정 조절 장애 원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생후 6~9개월을 금속 독성에 가장 취약한 시기로 꼽았다. 이 시기 영아는 기어 다니며 주변 물건을 입에 넣는 행동으로 금속 노출 위험이 급증하는 반면, 독성 물질을 차단하는 뇌 혈관 장벽은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 유입된 금속 성분은 방어막 없이 뇌 신경 조직에 도달해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유사한 신경학적 결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연구는 유치를 과거 금속 노출량을 확인하는 정밀 데이터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유치는 형성 과정에서 당시 혈액 내 금속 성분을 층별로 쌓아 보존하기에, 이를 분석하면 과거 특정 시기 노출량을 정확히 산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아동기 뇌 발달 수치와 대조해 금속 노출과 뇌 변형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했다.

연구팀은 "영아기 환경 관리가 아동의 평생 뇌 건강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특정 발달 시기 환경적 요인이 뇌 발달을 어떻게 방해하는지 규명해 공중보건 예방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구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