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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의 핵심 성분인 이소플라본이 혈관 내 혈소판 활성화를 억제해 염증을 줄이고 전반적인 호흡기 증상을 누그러뜨렸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평소 즐겨 먹는 콩 속에 든 특정 성분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의 숨길을 틔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콩의 핵심 성분인 이소플라본이 혈관 내 혈소판 활성화를 억제해 염증을 줄이고 전반적인 호흡기 증상을 누그러뜨린다는 분석이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등 공동 연구팀은 대기 오염과 식단이 호흡기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 볼티모어 지역 저소득층 COPD 환자 99명을 대상으로 ‘CURE COPD’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대상은 40세 이상이면서 10갑년 이상 담배를 피운 경험이 있는 중등도~중증 COPD 환자들로 구성됐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66.4세, 평균 흡연력은 46.3년에 달했다.

연구팀은 9개월간 이들의 식단과 호흡기 건강 상태를 추적 관찰했다. 하버드 음식 섭취 빈도 설문지를 통해 이소플라본 섭취량을 측정하고, COPD 평가 검사(CAT)와 임상 설문(CCQ) 등을 통해 실제 환자가 느끼는 증상의 심각도를 점수화했다. 분석 결과, 식단을 통해 이소플라본을 많이 섭취할수록 호흡기 건강 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이소플라본 섭취량이 늘어남에 따라 CAT와 CCQ 점수가 유의미하게 낮아졌는데 이는 환자가 느끼는 기침, 가래, 숨 가쁨 등의 주관적 고통이 실제 줄어들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이소플라본이 호흡기 증상을 완화하는 구체적인 기전으로 혈소판 활성화 억제를 지목했다. 이소플라본 섭취량이 높은 그룹은 소변 내 혈소판 활성 지표인 11-디하이드로트롬복산 B2 수치가 7.4% 감소했다. 혈소판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전신 염증과 혈전 형성을 유발해 COPD 증상을 악화시키는데, 콩 속 성분이 이를 막아주는 방어막 역할을 한 셈이다.


세부 성분별로는 다이드제인과 제니스테인이 호흡기 증상 개선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었고, 포르모노네틴은 환자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평소 오메가3 지방산 섭취가 부족해 식단의 질이 낮았던 환자군에서 이소플라본의 증상 개선 효과가 더욱 도드라졌다는 사실이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관찰 연구이며 표본 수가 적고 환자들의 기억에 의존한 식단 기록을 토대로 했다는 점을 한계로 명시했다. 인과 관계를 완벽히 입증하기 위해서는 향후 대규모 무작위 대조 시험이 뒷받침돼야 한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평소 식단에 콩 식품을 챙겨 먹는 것만으로도 COPD 환자의 건강 상태를 개선하고 기침 증상을 완화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COPD 재단 학술지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에 최근 게재됐다.


구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