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근육빨] 러닝⑤

이제 운동과 스포츠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우리 삶의 소중한 일상이 됐다. 하지만 열정만 앞세우고 뛰어들면, 어느새 몸 곳곳 관절이 비명을 지른다. 즐거워야 할 운동이 고통이 되어버리는 것만큼 속상한 일도 없다. 스포츠는 종목마다 쓰는 근육과 움직이는 원리가 다르다. 내 몸의 원리를 이해하고, 각 종목에 꼭 필요한 근육 방패를 하나씩 갖춰보자. 부상을 줄이면 좋아하는 운동을 오래오래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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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아무리 근육을 탄탄하게 다지고, 좋은 장비를 갖춰도 자세가 바르지 않으면 충격은 고스란히 무릎 관절에 전달된다. 빠르게 달리는 게 능사가 아니다. 올바른 자세로 달려야 부상을 방지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인류 최초로 마라톤 두 시간 벽을 깬 엘리우드 킵초게의 무릎이 42.195㎞ 코스를 셀 수 없이 달리면서도 끄떡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주법에 정답이 숨어있다. 킵초게는 달리면서 지면을 발 중앙으로 가볍게 딛는다. 이른바 ‘미드 풋(Mid-foot)’, 발바닥 착지이다. 지면을 밟는 순간 종아리 근육과 아킬레스건을 탄성 스프링처럼 사용하게 만든다. 반대로 뒤꿈치가 먼저 지면에 닿으면 충격이 무릎 관절로 직접 전달되기 쉽다.

착지 위치도 중요한 포인트다. 킵초게의 발은 항상 몸의 무게중심 아래로 떨어진다. 이렇게 착지하면 종아리와 발목, 엉덩이 근육이 먼저 충격을 흡수해 무릎 연골이 받는 부하를 줄여준다.

근육을 지키는 또 하나의 열쇠는 보폭이다. 속도를 내기 위해 보폭을 무리하게 넓히면 발이 몸 앞쪽을 뻗게 된다. 이때 충격은 커지고 무릎 부담도 커진다.  보폭을 줄이고 대신 발걸음 수를 늘리면 상체와 골반 흔들림이 줄어든다.

러닝에서 속도나 심박 수보다 더 중요한 게 케이던스(Cadence)다. 1분 동안 발걸음 수(SPM·Steps per Minute)를 뜻하는데, 케이던스를 높이면 발 착지 위지가 자연스럽게 몸 중심에 더 가까워져 무릎과 허리에 가해지는 충격이 줄어든다. 케이던스를 5~10%만 높여도 관절 부하가 크게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반 러너는 보통 150~170spm이며, 엘리트 러너들은 180spm이상이다. 킵초게는 현역시절 평균 185spm이상의 케이던스를 기록했다. 물론 무조건 케이던스가 높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너무 높으면 피로가 빨리 오고 자세가 무너질 수 있으니 자신에 맞게 점진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이 좋다.


☞보너스 팁 케이던스 훈련은 이렇게
①음악을 이용해 달리세요. 170~180BPM(Beat Per Minute)에 맞춰 달리면 리듬 훈련에 효과적이에요.
②몸이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평소보다 빠른 케이던스로 짧게 여러 번 반복해서 달리세요.
③영상으로 자신이 달릴 때 착지 위치와 자세를 한번 확인해보세요.

◇근육 주법, 나이별로 달라요
▶2030 “골반이 무너지면 스프링도 깨져요”
기록 욕심에 보폭을 크게 하면 무릎 부담이 커져요. 속도가 빨라질수록 중둔근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근육이 지쳐 골반이 좌우로 흔들리는 순간 발목과 무릎 정렬이 무너져 부상이 찾아와요. 골반 안정성을 유지하고 코어의 힘으로 달리세요.

▶4050 “발소리가 보내는 경고음을 들으세요”
착지 때 소리가 크면 근육 스프링이 작동하지 않고 관절이 지면과 직접 부딪히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발 소리를 줄이려는 것만으로도 착지 근육의 조절 능력이 좋아집니다. 엉덩이로 지면을 밀어낸다는 느낌을 가져야 무릎이 보호돼요.

▶6070 “보폭은 좁게, 리듬은 경쾌하게”
무리하게 주법을 바꾸려고 하지 마세요. 보폭을 평소보다 반 보 줄이고 ‘사뿐사뿐’ 걷듯 일정한 리듬으로 달리세요. 특히 내리막에선 근육 제동력이 급격히 소모되니 속도를 줄여야 합니다.


강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