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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르헥시딘 등 강한 항균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장기간 사용하면 심혈관 건강에 영향이 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소셜미디어에 ‘구강청결제가 심혈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주장이 공유돼 논란이 일었다. 유해 물질뿐 아니라 입안에 있는 유익균까지 제거해 혈압을 높이고 심장 질환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논지다. 사실일까?

전문가들은 일부 제품에 한해 가능성이 제기됐을 뿐, 모든 구강청결제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말한다. 영국 엑서터대 공중보건·스포츠과학 분야 연구원 조안나 르외르 박사는 “이러한 주장을 하는 소셜미디어 콘텐츠에서 관련 연구에 사용된 구강청결제의 종류를 간과하고 있다”면서도 “몇몇 소규모 연구에 따르면 구강 청결제 사용이 입안 세균 균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실제로 입안에는 충치나 잇몸질환을 유발하는 세균뿐 아니라 건강 유지에 기여하는 다양한 미생물이 존재한다. 나이세리아, 로티아, 아크티노마이세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음식에 들어있는 질산염을 아질산염으로 전환한다. 아질산염은 질산염의 대사 중간 산물로, 체내에서 산화질소로 바뀐다. 산화질소는 혈관의 확장·이완에 관여하는 분자로 혈압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일부 강력한 항균 성분이 이 과정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제 학술지 ‘자유 라디칼 생물학과 의학(Free Radical Biology and Medicine)’ 등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항균력이 강한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면 구강 내 질산염이 아질산염으로 전환되는 과정이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한 항균 성분을 사용한 뒤 산화질소 생성이 감소했고, 이에 따라 일부에서 수축기 혈압 상승 경향도 관찰됐다. 주의가 필요한 성분으로는 ‘클로르헥시딘’과 ‘세틸피리디늄 클로라이드’가 꼽힌다. 항균 효과가 뛰어나 치과 치료 후 감염을 예방하거나 잇몸 질환을 관리하는 데 사용되지만, 장기간 과다 사용하면 유익균까지 제거할 수 있다. 르외르 박사는 “구강청결제와 혈압 상승의 연관성을 보고한 연구 대부분은 참가자에게 클로르헥시딘을 사용하게 했다”며 “이 제품은 일반적인 일상용이 아니라 단기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고 했다.

즉, 현재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시중에서 흔히 판매되는 순한 제품은 산화질소 생성이나 혈압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다. 다만 클로르헥시딘 등 강한 항균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장기간 사용하면 심혈관 건강에 영향이 갈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게 좋다. 르외르 박사는 “용도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구강 청결제가 있는 만큼 구매 전 뒷면에 표기된 유효 성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순한 구강청결제는 항균력이 강한 제품보다 심장 건강에 좋은 박테리아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했다. 


최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