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신세계서울병원 조창희 원장
대한민국 성인 80% 이상이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한다는 요통. 그중에서도 척추관 협착증이나 추간판 탈출증(디스크)은 중장년층의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과거에는 이러한 척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등 뒤를 크게 절개하는 수술이 불가피했지만 현대 의학 기술의 발전은 이제 절개의 공포에서 환자들을 해방시키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바로 양방향 척추 내시경 치료가 있다.

수술과 시술의 경계를 허물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척추 수술이라고 하면 5~10cm가량 피부를 절개하고 근육을 벌려 병변을 제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는 필연적으로 근육 손상과 다량의 출혈을 동반했으며, 환자들의 회복 기간 또한 길 수밖에 없었다. 이후 현미경을 이용한 최소 절개 수술이 도입되었으나, 여전히 정상 조직의 손상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려웠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은 이러한 기존 수술의 한계를 극복한 최소 침습 치료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허리에 약 7~10mm 정도의 작은 구멍 두 개를 뚫고, 한쪽에는 고화질 내시경을, 다른 한쪽에는 수술 기구를 삽입해 치료하는 방식이다. 마치 우리가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하듯, 한 손으로는 병변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손상된 조직을 정확하게 제거할 수 있다. 시술처럼 간편하면서도 수술만큼 확실한 효과를 내는 것이 바로 이 치료의 핵심이다.

고화질로 보고, 정밀하게 제거하는 양방향 내시경의 힘
양방향 내시경의 가장 큰 장점을 뽑으라면 시야의 확장이다. 내시경을 통해 병변 부위를 8~10배가량 확대해 볼 수 있는데, 이는 육안이나 일반 현미경보다 훨씬 선명하다. 신경과 혈관, 근육 조직을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구분할 수 있어 정상 조직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터진 디스크나 두꺼워진 황색인대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단일공(단방향) 내시경 수술이 좁은 시야와 기구 움직임의 제한으로 인해 까다로운 협착증 치료에 한계가 있었던 반면, 양방향 내시경은 수술 기구의 가동 범위가 넓어 협착증은 물론 재수술이 필요한 난치성 질환까지 폭넓게 적용 가능하다.


고령 환자 및 기저질환자에게 전하는 희망
외래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 중 상당수는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나이와 만성질환 때문에 발길을 돌리곤 한다. “이 나이에 전신마취를 견딜 수 있을까?”, 또는 “당뇨랑 고혈압이 있는데 수술 후 합병증이 생기면 어쩌지?” 하는 걱정들이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은 이러한 환자들에게 최적의 대안이 된다.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마취 하에 진행되어 심폐 기능이 약한 고령 환자도 신체적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다. 또한 절개 부위가 미세해 출혈이 거의 없고 감염 위험이 획기적으로 낮다. 수술 당일 보행이 가능하고, 입원 기간 역시 1~2일 내외로 짧아 일상 복귀가 매우 빠르다. 실제로 수술 다음 날 환한 미소로 병동을 걷는 환자들을 볼 때마다, 이 술기가 가져온 의료 현장의 변화를 실감하곤 한다.

척추 치료의 완성은 숙련도와 정확한 진단, 그리고 환자의 삶에 대한 이해
장비가 좋다고 해서 모든 결과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은 아주 좁은 공간 내에서 신경을 건드리지 않고 기구를 조작해야 하는 만큼, 집도의의 풍부한 경험과 숙련된 손기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또한, 환자마다 척추의 퇴행 정도와 통증의 원인이 제각각이기에 MRI 등 정밀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척추 치료의 변하지 않는 본질, 그것은 바로 환자의 삶을 먼저 깊이 이해하는 것이다. 진료실에서 환자를 마주할 때 단순히 MRI 영상 속의 터진 디스크나 좁아진 척추관 만을 보지 않고 이 환자가 평소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이 통증이 그 소중한 일상을 얼마나 옥죄고 있는지를 먼저 묻고 듣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의 고충을 깊게 이해하여 양방향 수술을 통해 이전의 건강하고 통증 없는 삶을 환자가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최우선이다.

(*이 칼럼은 조창희 신세계서울병원 원장의 기고입니다.)


신세계서울병원 조창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