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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과 GIP(인슐린 분비 자극 펩타이드) 수용체에 작용함으로써 체중 감량을 돕는 비만약이 인기다. 국내에서는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가장 널리 알려졌다. 위고비는 GLP-1 수용체에만 작용하고, 마운자로는 GLP-1와 GIP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한다. 식욕을 억제하고 위 배출 속도를 늦춤으로써 체중 감량을 돕는다.

큰 효과를 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효과가 적은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 예컨대, 2024년 논문에 따르면 위고비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사용자 10~15%는 자신의 체중의 5%조차 감량하지 못한다고 알려졌다.

최근 유전체분석기업 23andMe 연구소 소속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각자의 DNA에 따라 약에 반응하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23andME 연구팀은 비만약을 사용한 후 체중을 잘 감량할지 그리고 메스꺼움이나 구토 등 부작용을 경험할지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는 두 가지 유전자 변이를 제시했다.


연구자들은 비만약 사용자 1만 5000명의 게놈을 분석해, 사용자 중 체중 감량 효과와 메스꺼움·구토 등 부작용이 특히 컸던 사람들의 염기서열이 각각 공유하는 유전자 변이형을 식별했다. 그 결과, GLP1R과 GIPR이라는 두 유전자의 특정 변이형들이 연구팀에게 포착됐다. 이 두 유전자는 GLP-1와 GIP 수용체에 작용하는 비만약의 주요 표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일부 사람에게서 GLP1R 유전자의 특정 변이형이 관찰됐는데, 이 변이형이 있는 사람들은 GLP-1 계열 비만약을 사용할 때 체중 감량이 특히 잘 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은 자신의 부모로부터 각각 하나씩, 총 두 개의 유전자 사본을 물려받는다. 이중 하나의 사본에서만 GLP1R 유전자의 특정 변이형이 관찰되는 사람은 일반형을 가진 사람보다 약 0.7kg, 두 사본 모두에서 GLP1R 유전자의 특정 변이형이 보이는 사람은 일반형인 사람보다 약 1.36kg 이상 체중을 더 많이 감량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GLP1R 유전자의 이 변이형을 지니는 사람들은 구토와 메스꺼움 같은 부작용 경험 가능성도 큰 것으로 확인됐다.

GIPR 유전자에 대해서도 특정 변이형을 가진 사람은 구토나 메스꺼움 같은 부작용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복사본 두 개에 모두 해당 변이형이 있는 사람은 일반형인 사람보다 약을 사용한 후 구토할 위험이 15배 큰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비만 전문가 안드레스 아코스타는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비만약의 체내 작용에는 하나가 아닌, 다양한 유전자 변이형들이 동시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개인의 유전자가 비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그간의 연구를 더욱 확장하는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해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