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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외로움이 신체의 상처 회복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는 통념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대, 조지워싱턴대 공동 연구팀은 4주 이상 상처가 낫지 않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통해 외로움 정도를 측정하고 혈액 샘플 분석을 통해 유전자 발현을 비교했다.

인체는 상처가 생기면 이를 치유하기 위해 염증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고 치유가 진행되면 이 반응을 점차 억제하는 방식으로 균형을 유지한다. 그러나 문제는 외로움을 느끼는 환자들의 경우 이 ‘염증 스위치’가 꺼지지 않고 계속 켜져 있다.

연구 결과, 외로움이 높은 집단에서 염증과 관련된 유전자 18개의 발현 수치가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이는 외로움이 단순한 심리 상태를 넘어 신체를 ‘위협 상황’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른바 ‘투쟁-도피’ 반응이 지속되면서 면역 체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결과적으로 상처 회복 과정이 지연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환자의 영양 상태나 위생 환경, 햇빛 노출 등 모든 조건이 완벽함에도 불구하고 상처가 낫지 않는 이유를 ‘사회 유전학’ 관점에서 찾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단순히 주변에 사람이 많은지(사회적 고립)보다 환자가 스스로 느끼는 관계의 질(외로움)이 유전자 활동에 더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연구 저자 테레사 켈레치 교수는 “상처 치료가 물리적 처치에만 머물러서는 한계가 있으며 환자의 심리 상태와 사회적 연결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며 “인지행동치료를 적용해 외로움을 완화할 경우, 실제로 염증 유전자 활동이 감소하는지 확인하는 추가 임상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제의학학술지 ‘피부 및 상처 관리(Advances in Skin & Wound Care)’에 최근 게재됐다.


김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