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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기 초기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높을수록 알츠하이머병에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부위의 복합 타우 침착 수치가 낮게 나타났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중장년기 초기 비타민D 수치가 향후 치매 발병 위험을 예측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인지 장애가 없는 성인을 대상으로 혈중 비타민D 농도와 치매 전조 증상인 뇌 내 타우 단백질 축적 사이 상관관계를 입증한 것이다.

미국 러쉬 대학교 의료센터 토마스 샤페이 박사팀은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 3세대 코호트 데이터를 활용해 치매가 없는 성인 793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이 중 369명은 타우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데이터를, 424명은 아밀로이드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데이터를 보유했다.

연구팀은 참가자 평균 연령이 39세였던 시기에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측정했다. 당시 이들 평균 농도는 38ng/mL였으며 전체 34%가 연구에서 설정한 기준치인 30ng/mL 미만이었다. 5%는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 중이었다. 이후 혈액 검사와 PET 검사 사이 평균 16년의 간격을 두고 2015~2023년 사이 PET 검사를 실시해 뇌 내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 침착 여부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중장년기 초기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높을수록 전체적인 타우 단백질 침착 수준과 알츠하이머병에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부위의 복합 타우 침착 수치가 낮게 나타났다. 반면 아밀로이드 단백질 침착은 비타민D 농도와 유의미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인구통계학적 특성, 계절, 혈관 질환, 우울 증상 등 혼란 변수를 보정하고 비타민D 보충제 복용자를 제외한 뒤에도 결과는 동일했다. 알츠하이머병 위험 인자인 APOE ε4 유전자 보유 여부 역시 비타민D와 타우 침착 사이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연구팀은 비타민D가 뇌 내 해마와 면역 세포에 분포하는 수용체 및 활성 전환 효소를 통해 신경 세포 대사를 조절하고 염증 유발 사이토카인 생성을 감소시키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비타민D는 슈퍼옥사이드 디스무타아제와 글루타치온 퍼옥시다아제 등 주요 항산화 효소 발현에 필수적이다. 특히 활성형 비타민D인 칼시트리올은 신경영양인자 신호를 복구하고 단백질 인산화 효소 2A 활성을 회복시켜 타우 단백질 과인산화를 억제해 세포 내 축적을 막는다. 비타민D 결핍 시 신경 염증이 악화하고 항산화 방어 체계가 약화해 타우 인산화가 촉진된다.

기존 연구가 이미 신경 퇴행이 진행된 노년기 비타민D 수치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전인 30대 후반 영양 상태가 장기적으로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구팀은 "중장년기 초기 비타민D 수치 측정이 치매 위험을 수정할 수 있는 조기 개입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가 관찰 연구로서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 없다는 점과 참가자 대부분이 백인이었으며 장기간 추적 기간 중 생활 방식이나 식단 변화를 완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구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