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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신장질환과 치주질환이 상호 질병 진행에 영향을 주고받는 경로를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만성신장질환과 치주질환이 상호 연관된 발병 경로를 공유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만성신장질환이 진행될수록 치주질환 심각성이 함께 증가하며 치주질환이 개선되지 않으면 신장 이식 등 지속적인 신장질환 치료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미국 신시내티대 의과대 연구팀이 구강·신장 간 상호작용을 주제로 한 연구 150편을 메타 분석해 두 장기의 병태생리학적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만성신장질환과 치주질환은 상호 질병 진행에 영향을 주고받는 경로를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치, 치주염 등 치주질환이 진행되면 전신 염증과 면역 기능 이상을 유발해 신장 혈관과 조직 손상을 악화시키며 사구체 여과율(eGFR)이 낮아진다. 사구체 여과율은 신장이 노폐물을 얼마나 잘 걸러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염증 지표인 C-반응단백(CRP), 인터루킨-6 수치도 높아진다. 치주질환 주요 원인균인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가 혈류를 타고 직접 신장으로 유입되면 신장 세포를 손상시키고 섬유화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신장질환이 진행되면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고 쌓이면서 면역 기능이 저하되고 조직 재생 능력이 떨어진다. 이는 구강 내 미생물 불균형을 초래하고 잇몸 조직 회복을 저해해 결국 치주질환을 악화시킨다.

분석에는 신장질환과 치주질환의 상관관계를 수치화한 연구도 포함됐다. 영국 버밍엄대 연구팀이 구조 방정식 모형을 활용해 만성신장질환과 치주질환의 인과적 영향을 정량화다. 그 결과, 치주염이 10% 증가하는 것은 신장 기능이 3% 감소하는 것과 맞먹었으며 신장 기능이 3% 감소하면 5년간 신부전 위험이 32~34% 증가한다. 반대로 신장 기능이 10% 감소하면 치주염이 25% 증가했다.


연구를 주도한 프리얀카 구드수르카르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만성신장질환과 치주질환의 상호 연관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현재 의료체계는 구강 건강과 만성질환 관리를 분리해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과 적절한 대응을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투석 환자나 신장 이식 대기 환자의 경우, 구강 감염이 이식 지연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수술 전 구강 상태 확인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구강 건강과 신장 건강 관리를 임상 진료 시스템에 통합해 만성신장질환 전 과정에 걸쳐 표준화된 관리로 이어져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입장이다. 실제로 몇몇 나라에서 신장내과와 치과 서비스를 연계하는 체계를 시범 운영하거나 제도화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투석실 내 일상적인 구강 평가를 통합함으로써 감염 관련 입원율이 감소했다. 브라질 공공 보건 시스템은 지역 사회 수준에서 구강, 만성신장질환 관리를 통합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비엠씨 신장학(BMC Nephrology)’에 최근 게재됐다.


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