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장학회가 '만성콩팥병 관리법안' 제정 지지를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에 나섰다. 학회는 이달 초부터 회원들이 소속된 전국 주요 병원 신장내과와 인공신장실을 기점으로 안내문을 부착해 환우와 보호자들의 서명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학회는 안내문에서 "2026년 2월 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이 대표 발의한 '만성콩팥병 관리법안'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한다"고 했다.

학회가 현장 서명운동에 나선 배경에는 환자 급증에 따른 국가 재정 위기 경고가 자리 잡고 있다. 학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투석 환자는 약 12만 명으로 연간 의료비는 2조6000억 원에 달한다. 5년 전 1조7000억 원에서 가파르게 상승한 수치로 현 추세가 지속되면 5년 내 최대 6조 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1인당 진료비는 전체 질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초기 단계와 말기 투석 단계의 치료비 차이는 약 280배에 달해 조기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학회는 한국의 만성콩팥병 발생 증가 속도가 세계 2위 수준인 점을 들어 이를 '비감염성 팬데믹'으로 규정했다. 국내 유병률은 고위험군 기준 약 8.4% 수준이나 고령화 영향으로 60대 이상에서는 10~25%까지 급증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사망 원인 순위가 2017년 12위에서 2040년 5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질병 부담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현재 남인순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5년 단위 종합관리계획 수립 ▲보건복지부 산하 관리위원회 설치 ▲국가 단위 환자 등록·통계 시스템 구축 ▲투석기관 질 관리 및 인증 등을 골자로 한다. 학회 측은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개인정보 규제 등으로 제한됐던 환자 데이터의 전수 파악이 가능해져 국가 주도의 실질적인 고위험군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이번 법안의 핵심이 투석 확대가 아닌 '질병 진행 억제'에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최근 도입된 신약 등을 활용해 조기에 관리할 경우 투석 진입을 약 7년가량 지연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학회 측은 "이번 법안이 단순한 질환 관리를 넘어 국가적 전주기(예방·치료·관리) 관리체계를 구축해 국민 건강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구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