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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등 운동을 할 때 갑자기 강도를 높이면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러닝 등 운동을 할 때 갑자기 강도를 높이면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특히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를 중심으로 하체 부위가 가렵다.

조연서 약사는 자신의 SNS에 “이를 흔히 ‘러너스 이치’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피부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운동 중 일어나는 생리적 변화다.   

러너스 이치는 주로 혈관, 신경 반응과 연관이 있다. 평소 활동량이 적거나 갑작스럽게 운동 강도가 높아지면, 몸이 여기에 적응하려 노력한다. 이에 근육으로 많은 혈액을 보내려 하고 혈관이 빠르게 확장된다. 이 과정에서 주변 감각 신경이 자극을 받는다. 동시에 몸에서 히스타민 분비가 증가하는데, 이 물질은 혈관 확장과 면역 반응에 관여하면서 피부의 가려움 수용체를 자극한다. 대부분의 경우 운동을 꾸준히 지속하면 혈관과 신경이 점차 적응하며 증상은 자연스럽게 완화된다. 


주의할 점은 이러한 가려움이 일시적인 생리 반응에 그치지 않고 다른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조 약사는 “대표적으로 콜린성 두드러기가 있다”고 말했다. 체온 상승이 원인인 두드러기의 일종으로, 운동이나 목욕, 스트레스 상황에서 발생한다. 국제 피부과 및 성병학 저널에 게재된 ‘운동 유발 두드러기: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한 27세 남성이 운동 후 홍조·가려움을 반복적으로 겪어 운동 유발 두드러기를 진단받기도 했다. 이 남성은 운동 강도 조절과 항히스타민 처방을 받고 증상이 완화됐다.

러너스 이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생활 수칙을 지키는 게 좋다. 물을 충분히 마셔서 혈액 점도를 낮추고 혈류 개선을 통해 많은 양의 혈액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보습제로 피부 장벽을 강화해 가려움 민감도를 낮추는 것도 방법이다. 운동 중 통풍이 잘되는 의류를 착용해 피부 마찰을 줄이고, 운동 강도를 서서히 높여 몸이 단계적으로 적응할 수 있게 한다.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운동 전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방법도 있다. 운동 후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발진이 심하다면 의사에게 증상을 보이고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게 좋다.


김경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