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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프루트 속 성분이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늦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패션프루트 속 성분이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늦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향후 추가적인 연구에서도 효과가 입증되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노르웨이 오슬로대·아케르후스대병원 연구팀이 패션프루트 속 알파-아미린 분자가 뇌세포 미토콘드리아 보호 효과를 내는 원리를 분석했다. 뇌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노화, 생활습관 등으로 뇌에 베타아밀로이드, 타우 단백질 등이 많이 축적되면 에너지 생산 공장인 미토콘드리아가 충분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없게 된다. 이전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에 패션프루트에서 추출한 알파-아미린을 투여하자 뇌 노폐물 축적량이 줄어들고 기억력 테스트 성적도 개선된 바 있다.

분석 결과, 알파-아미린이 ‘DLK-SARM1-ULK1’이라는 신호 전달 과정에 영향을 미쳐 ULK1 단백질을 활성화했다. ULK1 단백질은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분해·제거하는 ‘자가포식’ 과정을 촉진해 세포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즉, 뇌 속의 자체 정리 시스템을 활성화해 세포가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하도록 돕고 염증 생성을 막아 뇌세포 기능을 보호하는 기전이다.


연구팀은 알파-아미린이 실제 치료제로 사용될 가능성도 확인했다. 연구에 참여한 차오 슈친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알파-아미린이 혈액 속에 일정시간 머물며 효과를 유지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알파-아미린은 혈액에서 뇌로 이동했는데 이는 이 성분이 혈액-뇌 장벽을 통과해 뇌까지 도달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알파-아미린의 생체이용률, 안전성, 치매 치료 효과 등을 다루는 임상시험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알파-아미린은 패션프루트 외에 토마토, 크랜베리 등 색이 선명한 다른 채소와 과일에도 풍부하다. 연구를 주도한 에반드로 페이 팡-스타벰 박사는 “이번 연구는 패션프루트를 비롯해 색이 풍부하고 영양가가 높은 천연 식재료를 섭취하는 게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생물학적 이유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 


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