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민 4명 중 3명이 암을 예방 가능한 것으로 인식한다는 대규모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암, ‘일상 속 관리 가능한 질환’ 인식 정착…
국립암센터는 17일, 우리나라 성인의 암예방수칙에 대한 인식수준과 실천현황을 조사한 ‘2025년 암예방수칙 인식 및 실천행태 조사’의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암관리법에 근거해 국민의 암 예방 관련 인식과 행태를 모니터링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실시했다. 전국 만 20~79세 성인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전문 조사원이 일대일 면접 조사를 진행했으며, 10대 암예방수칙에 대한 인지 여부와 실천 수준을 중심으로 심층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4명 중 3명(74.7%)은 암을 생활습관 개선과 조기 검진 등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암을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이나 불가피한 노화의 결과로 인식하던 과거와 달리, 일상적인 건강 관리를 통해 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능동적인 예방 문화가 우리 사회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렸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높은 인식 수준은 실제 암 발생 구조가 변화하는 시점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최근 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비만, 신체활동 부족 등 생활습관의 영향을 크게 받는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의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립선암은 서구화된 식생활의 영향으로 남성암 발생 1위로 올라섰으며, 췌장암 또한 대사적 위험요인의 장기 축적으로 인해 고령층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의 예방 인식은 이미 성숙한 만큼, 이제는 변화하는 암 발생 지형에 맞춰 ‘생활습관 요인’을 전 생애에 걸쳐 관리하는 실천적 단계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연령대 높아질수록 실천율 증가…
연령대별 실천율을 살펴보면 고령층일수록 암 예방수칙을 더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예방을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응답은 20대(16.8%)와 30대(28.4%)에서 시작해 40대(39.0%), 50대(45.3%)로 점차 증가했으며, 60대(50.8%)와 70대(51.9%)에서는 과반을 넘어서며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식생활 영역에서 ‘채소와 과일 섭취’나‘짠 음식 피하기’ 실천율이 장년층에서 높게 나타난 점도 고령화 사회에서 건강한 노년을 준비하려는 노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암 발생의 상당 부분이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된 생활습관 요인의 결과라는 점에 주목한다. 암 발생은 통상 장기간에 걸친 위험요인 노출의 결과인 만큼, 고령사회의 암 부담을 근본적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젊은 시절부터 형성된 올바른 생활습관을 생애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금주·운동 등은 실천 지원 강화 필요
국가적 인프라가 뒷받침되는 분야에서는 전 연령대에서 고른 실천 양상을 보였다. 금연의 경우 인식도(91.3%)와 실천율(79.3%) 모두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암검진 실천율 또한 70.7%로 나타나 국가암검진 체계가 국민 생애주기에 맞춰 안정적으로 정착되었음을 입증했다.

다만 운동(24.4%)이나 금주(26.2%) 등 개인의 지속적인 의지가 요구되는 생활습관 영역은 인식도에 비해 실천율이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이러한 경향은 젊은 층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이는 바쁜 경제활동과 사회적 환경이 실천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이며, 향후 정책적으로 개인의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조성이 강조되는 부분이다.

국립암센터 양한광 원장은 “우리 국민의 암 예방 인식 수준은 매우 높지만, 암 발생 통계의 구조적 변화를 고려할 때 생애 전반에 걸친 생활습관 관리의 중요성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고령사회 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생활습관 개선을 짧은 실천이 아닌 ‘평생 관리’의 관점에서 접근하도록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전 세대에 건강관리 문화가 확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립암센터는 이번 분석 결과를 향후 국가 암관리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오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