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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음항진증은 장의 운동이 과도하게 활발해지면서 배에서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잦아지는 상태를 말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사무실에서 겪은 일을 떠올리면 지금도 얼굴이 붉어진다. 평소처럼 아침을 먹고 출근했지만, 오전 업무 중 갑자기 배에서 ‘꾸르륵’ 소리가 크게 울려 사무실이 조용해졌다. 이후에도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뱃소리가 자주 크게 나 난감할 때가 많았다. 혹시 소화기관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병원을 찾은 A씨는 ‘장음항진증’이라는 다소 생소한 진단을 받았다.

◇식후·공복에 두드러지는 장음
장음항진증은 장의 운동이 과도하게 활발해지면서 배에서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잦아지는 상태를 말한다. ‘장음’이란 가스, 체액이 장을 지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소리를 말한다. 공복 상태 혹은 일시적으로 나는 장음은 정상적인 생리현상이지만, 소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장음항진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장음항진증은 공복 여부와 관계없이 장음이 수시로 나타나고, 스트레스나 긴장 상황에서 소리가 더 커지는 특징이 있다. 음식물이 장 속에서 액체와 가스와 함께 빠르게 이동하며 뒤섞일 때 장운동이 활발해져 소리가 커지고 횟수도 늘어날 수 있다. 보통 식사 직후나 공복 상태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소화기 질환 신호일 수도
뱃소리가 잦아지는 현상이 특정 소화기 질환과 관련될 가능성도 있다. 감염성 장염, 염증성 장질환, 과민성대장증후군, 장운동 이상 등이 대표적이다.

울산엘리야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채승병 과장은 “비정상적으로 잦은 뱃소리는 다른 소화기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며 “소리와 함께 복통, 소화불량, 변비, 설사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감염성 장염은 세균·바이러스 등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해 장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갑작스러운 복통, 설사, 구토, 발열 등이 나타나며 대부분 2주 이내 호전된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만성 염증과 궤양이 반복되는 질환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설사, 혈변, 복통, 체중 감소 등이 주요 증상이며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지만 식후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복통, 복부 팽만감,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는 질환이다. 장운동 이상과 내장 과민성,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인 약 10%가 겪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식단과 생활 습관 개선으로 관리해야 하며 심한 경우 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장음이 과도하게 들리거나 복부 팽만감, 가스가 찬 느낌, 더부룩함 등이 지속된다면 소화기 질환 여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자극적인 음식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생활습관도 장음항진증에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와 불안이 심하거나 소화가 잘되지 않는 음식, 카페인, 자극적인 음식을 자주 섭취할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채승병 과장은 “탄산음료, 카페인, 당분이 많은 음식은 물론 브로콜리·양배추 등 가스를 많이 만드는 음식,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단식과 과식을 반복하는 무리한 다이어트 역시 장음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장음이 잦다면 식사 시간을 규칙적으로 유지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등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채 과장은 “음식을 급하게 먹지 않고 천천히 씹어 먹는 습관을 들이고, 장시간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되도록 지양하라”고 말했다.


신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