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학회서 ‘약 없이 앱 이용한 치료 효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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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사용자는 사정 조절력이 향상됐을 뿐 아니라 성생활 만족도와 자신감 등 삶의 질 수치가 대조군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조루증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거나 약물을 복용하는 대신,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디지털 치료가 실제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비뇨기과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독일 마르부르크대 및 하이델베르크대 연구팀은 디지털 치료 앱 '멜롱가(Melonga)' 효과를 입증한 'CLIMACS'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조루증 치료에 디지털 접근 방식을 도입해 가정 내 치료 효과를 확인한 첫 번째 연구다.

조루증은 60초 이내에 사정하거나 스스로 사정 조절이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남성 30%가량이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지만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의료기관을 찾는 비율은 9%에 불과하다. 기존 약물이나 국소 도포법은 일시적인 증상 완화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심리적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기저 질환이 없는 남성 80명을 대상으로 12주간 앱 기반 치료의 효과를 분석했다. 해당 앱은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심리학자들이 설계한 마음챙김, 각성 인식 훈련, 인지행동치료, 사정 조절을 위한 실전 물리 운동(정지-시작 기법 등)을 제공한다.

연구 결과, 12주 후 앱 사용 그룹의 사정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61초에서 125초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대조군은 평균 0.5초 증가에 그쳤다.


심리적 지표에서도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됐다. 앱 사용자는 사정 조절력이 향상됐을 뿐 아니라 사정과 관련한 불안이 줄어들고 성생활 만족도와 자신감 등 삶의 질 수치가 대조군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특히 12주 후 앱 사용자 중 22%는 자가 보고 기준에서 조루증 상태를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크리스터 그뢰벤 박사는 "조루증 남성들은 수치심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연구는 가정 내 자가 도움 도구가 자발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사정 조절력을 높이고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돕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카타니아대 비뇨의학과 조르조 루소 교수는 "약물 없이 환자 약 4분의 1을 완치 수준으로 치료했다는 점은 큰 진전"이라며 "전문의와 심리학자가 고안한 근거 기반 정보를 통해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아직 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은 상태로, 올해 말 정식 학술지에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 해당 앱은 독일,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 출시됐다.


구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