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 요요 궤적 최초 규명… 1년 내 감량분 60% 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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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제제 투여를 중단하면 체중은 즉각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약물을 끊은 지 1년(52주)이 지난 시점에는 투약 기간 감량했던 체중의 60%가 이미 다시 늘어났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계열 비만 치료제를 중단할 경우 1년 안에 감량한 체중 절반 이상이 다시 돌아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약물을 끊은 뒤 나타나는 요요 현상의 구체적인 속도와 수치가 정교한 통계 모델링을 통해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임상의학 대학 브라이언 부디니 교수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eClinicalMedicine'에 GLP-1 수용체 작용제 중단 후 체중 변화를 분석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 회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티르제파타이드(젭바운드), 리라글루타이드(삭센다) 등 주요 GLP-1 제제를 사용한 48개 연구를 종합 분석했다. 이 중 데이터 질이 높은 여섯 개의 무작위 대조 시험 참여자 3236명을 대상으로 비선형 회귀 모델을 적용해 중단 후 체중 변화 추이를 추적했다.

◇약물 종류 관계없이 중단 후 1년 만 60% 복구
분석 결과, GLP-1 제제 투여를 중단하면 체중은 즉각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약물을 끊은 지 1년(52주)이 지난 시점에는 투약 기간 감량했던 체중의 60%가 이미 다시 늘어난 상태였다.

연구팀이 장기적인 궤적을 예측한 결과, 체중 재증가는 감량분의 약 75.3% 지점에서 늘어나는 속도가 줄어들며 멈추는 경향을 보였다. 즉 20kg을 뺐다면 그중 15kg은 결국 다시 찌고 나서야 체중이 안착한다는 의미다. 체중이 다시 불어나는 속도의 기준이 되는 ‘재증가 반감기’는 약 23주로 산출됐다. 이러한 경향은 위고비나 젭바운드 등 약물의 종류와 관계없이 유사하게 나타났다.

다만 체중이 완전히 투약 전 상태로 돌아가지는 않았다. 감량분의 약 25% 정도는 장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확인됐는데 연구팀은 이를 약물 사용 기간 형성된 식습관 변화나 생리학적 적응 때문으로 추측했다.


연구팀은 체중 재증가 과정에서 '질적 변화'에도 주목했다. 투약 중 감량된 체중의 약 40~60%가 근육(제지방)인 상황에서 약물을 끊고 체중이 다시 늘 때 근육이 같은 비율로 회복되는지는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자칫 지방 위주로만 체중이 불어나는 '나쁜 요요'가 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사 개선 효과도 빠르게 소실됐다. 당화혈색소(HbA1c)는 중단 후 8~12주 만에 개선 효과의 절반이 사라졌으며 수축기 혈압(SBP)은 같은 기간 내에 개선 효과의 70~80%가 사라지며 투약 전 수준에 급격히 근접했다.

◇무조건 중단보다 '점진적 감량' 등 전략 필요
비만 치료제는 높은 비용과 부작용 등으로 투약 1년 내 중단율이 약 50%에 달한다. 연구팀은 현재 영국의 NICE(국립보건의료우수연구소)가 세마글루타이드 처방 기간을 최대 2년으로 제한하는 등 각국의 가이드라인이 중단 후 관리에 대해선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약물을 단순히 끊기보다는 용량을 서서히 줄여가는 '점진적 감량'이나 집중적인 식이요법 병행 등 체중 유지를 위한 개별화된 전략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제언이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1년까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정한 것이므로 더 장기적인 실질 데이터가 보완돼야 한다는 점을 한계로 명시했다.

부디니 교수는 "GLP-1 제제 중단 후 체중 재증가는 매우 예측 가능한 패턴을 보인다"며 "환자와 의료진은 요요 현상을 명확히 인지하고 이를 완화하기 위한 장기적인 체중 관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구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