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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물이 신체의 거의 모든 생리 작용에 관여하는 만큼 수분이 부족하면 다양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많은 사람들이 충분한 물을 마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몸에 필요한 만큼의 수분을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물이 신체의 거의 모든 생리 작용에 관여하는 만큼 수분이 부족하면 다양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에게 하루 약 1.5~2리터, 약 여덟 잔 정도의 물을 마실 것을 권장한다. 일반적으로 하루 총 수분 섭취 권장량은 남성 약 3.7리터, 여성 약 2.7리터로 알려져 있으며 여기에는 물뿐 아니라 차나 커피 등 음료를 통해 섭취하는 수분도 포함된다.

하지만 실제 물 섭취량은 권장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수기 브랜드 브리타가 전국 성인 남녀 85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6 건강 지능과 물 섭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6%는 하루 물 섭취량이 1.5리터 이하라고 답했다. 2024년 한국암웨이가 오픈서베이를 통해 실시한 조사에서도 성인 남녀 1000명 중 52.2%가 하루 1리터 미만의 물을 마신다고 응답했다. 11.3%는 하루 500밀리리터도 마시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은 인체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인체의 약 70%는 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물은 영양소와 산소를 세포로 운반하고 대사 과정 전반에 관여한다. 또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출하고 땀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며, 장기를 보호하고 관절과 조직을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돕는다. 영국 티사이드대 존 영 교수는 영국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혈액의 대부분이 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몸이 1~2%만 탈수돼도 혈압과 집중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수분이 부족해지면 탈수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 탈수는 몸이 섭취하는 수분보다 땀이나 소변, 호흡 등을 통해 잃는 수분이 더 많을 때 발생한다. 심한 탈수는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장기간 지속될 경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수분 부족은 신체의 스트레스 반응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영국 리버풀 존 무어스대 연구에 따르면 하루 1.5리터 미만의 물을 마신 사람들은 권장량을 섭취한 사람들보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 반응이 50% 이상 높게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다니엘 카시 박사는 "수분 섭취가 적은 사람들은 갈증을 더 많이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소변 색이 더 진하고 농도가 높은 등 탈수 징후가 나타났다"며 "수분 상태가 좋지 않을수록 스트레스 반응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했다. 이러한 과도한 스트레스 반응은 심장 질환이나 신장 질환, 당뇨병, 기분 장애 등 장기적인 건강 문제와도 관련될 수 있다.

탈수의 대표적인 증상은 갈증이지만 그 외에도 소변 횟수 감소, 진한 노란색 소변, 피로, 어지럼증, 입과 혀의 건조, 입술 갈라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때로는 갈증을 배고픔으로 착각해 간식을 찾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 짧은 시간 동안 과도한 양의 물을 섭취하면 혈액 속 염분 농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영국 영양사협회의 프랭키 필립스는 "과도한 수분 섭취로 혈액이 지나치게 희석되면 뇌세포가 부을 수 있다"며 "심한 경우 두통, 구토, 혼란, 발작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물의 종류에 따른 수분 보충 효과는 크게 차이가 없다. 수돗물, 생수, 탄산수 모두 수분 공급에는 비슷한 역할을 한다. 다만 탄산수는 이산화탄소가 포함돼 있어 일부 사람에게 복부 팽만감을 유발할 수 있다. 생수는 칼슘이나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 함량이 조금씩 다르지만 영양학적 차이는 크지 않다. 영양사 제나 호프는 "대부분의 경우 수돗물도 안전하게 마실 수 있다"면서도 "지역에 따라 중금속이나 미세플라스틱, '영구 화학물질(PFAS)' 등이 미량 포함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이를 줄이기 위해 정수 필터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수분 섭취를 위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 한 잔을 마시고 하루 동안 조금씩 나눠 꾸준히 마시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또한 날씨나 활동량에 따라 수분 섭취량을 조절하고 소변 색 등을 통해 자신의 수분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라고 했다.


장가린 기자